백악관 안방주인도 4년 더
또 하나의 관심사였던 백악관 안방주인 자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48)가 4년 더 맡게 됐다.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해 온 대선 레이스 탓에 투표 전날까지도 승부를 가늠할 수 없었던 이번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표심을 노린 퍼스트레이디 후보들 간의 내조 대결은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출구조사 지지도 분석 결과, 오바마를 지지한 남성은 45%에 불과했지만 여성 지지율은 55%에 달해 여성 표심을 집중 공략한 미셸이 오바마 재선의 1등 공신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흑인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나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 변호사로 활동해 온 미셸은 인종차별을 이겨내고 자수성가한 전문직 여성이자 남편을 능가하는 달변가로 미국 여성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4년간 퍼스트레이디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미셸은 전업 주부로 그림자 내조에 그쳤던 공화당 밋 롬니 후보의 부인 앤(63)과 달리 오바마의 정치적 동반자로 당당히 활약했다.
바쁜 남편을 대신해 플로리다와 아이오와 등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를 돌며 막판 선거 유세 활동의 전면에 나서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 미셸이 방문한 유세 지역은 앤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셸은 올 대선에서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끼쳤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미국 동부를 강타한 슈퍼스톰 ‘샌디’로 오바마 대통령이 유세를 중단했던 지난달 30일 미셸은 트위터를 통해 “버락과 제가 함께하고 있다.”며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위로를 보내는 등 감성적인 부분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보였다.
언론 노출이 잦은 영부인의 특성상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는 패션에서도 미셸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9월 전당대회 당시 2000달러짜리 고급 드레스를 입은 앤과 달리 300달러짜리 드레스에 중저가 브랜드 구두를 신고 나와 세간의 화제를 모은 것은 대표적인 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2-11-08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