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개인정보 수집 논란 거론 “중동 비난 자격 없어”
세계 최초의 웹페이지를 만든 영국 출신 물리학자 팀 버너스-리가 인터넷을 민간인 사찰에 이용한 서방권을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월드와이드웹(WWW)의 창시자로 꼽히는 버너스-리는 “음험한” 온라인 민간인 사찰을 자행한 서방권 지도층은 다른 폭압적 정권들을 향해 설교를 늘어놓을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그는 수여식 후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서방의 개인정보 수집 논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일부 중동 국가들의 인터넷 감시 및 처벌 행위를 비난해온 선진국들 역시 심각한 온라인 사찰을 벌여왔음이 확인됐다”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불법 개인정보 수집 논란에 휩싸인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을 겨냥한 것이다.
버너스-리는 “인터넷은 사용자 개개인의 사적인 정보로 가득하다”며 미국과 영국 정부의 사찰 행위는 자칫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례로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 또는 사회폭력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도움을 구하곤 한다”며 “이런 정보는 당사자들에겐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 번 유출된 정보는 외부 공격에 노출되기 쉽고, 정보 당국자들이 과연 이를 막아낼 능력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30)의 폭로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인 ‘프리즘’의 존재가 드러난 데 이어 영국 정보 당국도 이를 이용해 민간인들의 온라인 활동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