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 외면한 채 세계유산 등록하면 큰 화근”

“강제노동 외면한 채 세계유산 등록하면 큰 화근”

입력 2015-06-04 10:31
수정 2015-06-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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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강제동원 문제 전문 다카자네 명예교수 인터뷰

다카자네 야스노리 (高實康稔) 일본 나가사키(長崎)대 명예교수는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이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를 배제한 상태로 세계문화유산 등록 권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유네스코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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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자네 야스노리 나가사키대 명예교수
다카자네 야스노리 나가사키대 명예교수 다카자네 야스노리(高實康稔) 일본 나가사키(長崎)대 명예교수가 3일 오후 나가사키시 소재 ’오카 마사하루 기념 나사가키 평화자료관’에서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문제의 진상 규명 등을 위해 장기간 활동해 온 다카자네 명예교수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네스코 측이 한국·일본 정부가 잘 협의해 이 문제에 좋은 결론을 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며 이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다카자네 명예교수는 “세계유산조약에 기반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보호한다는 입장에서” 유네스코가 판단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면서 “예단을 하면 안 되겠지만 일본 정부가 현재 얘기하는 방식대로 된다면 이는 유네스코로서 큰 화근을 남기는 것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산업시설을 추천하면서 1850∼1910년으로 기간을 한정한 것에 관해 “일본의 근대화에서 부국강병 정책과 이후 침략, 식민지배가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다. 이를 감추기 위한 전술이 기간 한정”이라고 지적했다.

다카자네 명예교수는 군함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설이 1916년에 지은 것이라서 관광객이 1910년까지의 산업시설을 보러 온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서 기간 한정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관광객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의 사설 교육기관인 쇼카손주쿠(松下村塾)가 세계유산 등재 권고 대상에 포함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자네 명예교수는 요시다 쇼인이 조선 정벌을 주장하는 등 일본의 침략, 식민지배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점을 거론하며 쇼카손주쿠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은 유산으로 보기 어려우며 산업시설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카자네 명예교수는 근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 책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오카 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이사장과 ‘나가사키 재일 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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