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민간투자자 돈으로 그리스 살리자”

<그리스 위기> “민간투자자 돈으로 그리스 살리자”

입력 2015-07-13 13:38
수정 2015-07-1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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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그리스 채무조정 주역 민간전문가들 제안…납세자 부담 정치논리 탈피 가능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에 민간투자가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저명한 채무조정 전문가들이 제안해 주목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전했다.

이들 전문가는 국제 민간투자가들을 참여시키는 인센티브로 독일 등 채권국 정부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들보다 먼저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우선순위를 민간투자자들에게 부여할 것을 이들 전문가는 주장했다.

지난 8일과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그리스 채무관련 회의에서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 고위 경제관료들에게 이 제안을 한 미투 굴라티 미국 듀크대 법학교수와 법률자문회사 클리어리 고틀립 스틴 앤 해밀턴의 리 부흐하이트 국채전문 변호사는 지난 2012년 그리스 국채 위기 때에도 채무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들이다.

굴라티 교수는 유럽 국가들은 그리스에 더 이상 돈을 빌려줄 생각도 기존 빚을 탕감해줄 생각도 없는 상황에서 그리스가 돈을 더 빌릴 수 있는 길은 민간부문의 참여를 설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방법으로, 두 사람은 장차 그리스가 채무를 갚을 능력이 생겼을 때 정부나 국제기구 같은 공공부문 대신 이들 민간부문에 채권 우선순위를 부여하면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이 조건이 갖춰지면 위험 부담을 지고 그리스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가 완전히 부도처리되는 경우라도 채권국 정부들보다 앞서 변제받는 권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해법이 성공하면, 앞으로 그리스가 추가로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독일 정부나 IMF가 아니라 헤지펀드나 뮤추얼펀드의 국제 채무시장이 된다.

현재 그리스가 진 채무의 대부분은 채권국 정부의 공공부문 자금이어서 납세자들의 부담과 직결되기 때문에 지난 6개월간 그리스 위기 해법을 찾기 위한 협상은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에 이끌렸다.

굴라티 교수에 따르면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더 큰 위기를 피하고 민간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들의 채권 순위를 낮추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유럽 정부들이 이 방안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부도위기에 처한 나라에 대한 채권우선순위를 포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리스에 돈을 떼이거나 더 빌려줘야 하는 것 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채권우선순위를 양도하는 게 고통을 최소화하는 선택지일 수 있다”고 신문은 두 사람의 제안의 현실성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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