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할 때까지 못나가”…피말렸던 밤샘협상 막전막후

“합의할 때까지 못나가”…피말렸던 밤샘협상 막전막후

입력 2015-07-14 11:55
수정 2015-07-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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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 가운데 가장 잔혹한 협상이었다…매우 어렵고 심지어 난폭하기까지 했다.”

13일(현지시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를 넘기며 극적인 합의를 도출한 유로존 정상회의를 지켜본 외교관과 관리들의 말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4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비공개 협상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든 요구에 굴복했다”며 장장 17시간에 걸친 정상회의 뒷얘기를 전했다.

한 외교관은 치프라스 총리가 협상 테이블에서 당한 수모에 대해 “브뤼셀에서 있었던 협상 가운데 역사상 가장 잔혹했다”며 “그들은 그(치프라스)에게 못질을 가했다”고 표현했다.

치프라스는 주로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방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이 자리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함께 있었다.

젊은 시절 자칭 난폭한 축구광이었다는 투스크 상임의장은 3시간 동안 계속된 회의 후 치프라스에게 “합의 전에는 이 방을 떠날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고압적 자세를 취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유로존 지도자들의 요구에 하나하나 굴복할때 마다 아테네 정부 관계자와 긴 통화를 해야 했고 그때야 협상장을 나올 수 있었다.

그는 협상 도중 자신의 몇 안 되는 우군 가운데 한 사람인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찾았지만 “우리는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아마도 어디서 자고 있을 것”이라는 퉁명스런 대답을 들어야 했다.

협상은 13일 오전 6시께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25%가 넘는 500억 유로(약 62조6천억원)의 그리스 국유자산을 EU 관장 하의 펀드로 이전하라는 독일의 요구를 치프라스가 거부해 결렬 위기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퇴출당할 것이라는 압력에 결국 치프라스가 두 손을 들었다.

치프라스가 얻은 것은 EU 펀드를 당초 계획한 룩셈부르크 대신 아테네에 둔다는 미미한 소득에 불과했다.

대부분 유로존 지도자들이 밤샘 협상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예외였다.

독일의 유로존 퇴출 위협으로 부터 그리스를 구해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우리 문명의 중심이자 문화의 일부이고 삶의 방식의 일부를 차지하는 나라(그리스)를 잃을 뻔 했다”며 “독일과 여타 국가들로 부터 강력한 그렉시트 압력이 있었지만 나는 이를 거부했다”고 자찬했다.

더타임스는 이번 협상이 그렉시트가 처음 공식적으로 거론될 정도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협상에 관한 협상’일뿐 실질적 결론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제3차 그리스 구제금융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협상이었고 그것도 그리스 의회가 지난 3년간 처리하지 못한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가능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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