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자-ANEL 연정 붕괴, 거국 내각 구성 가능성
그리스가 채권단과 합의한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개혁법안의 입법절차를 14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다.니코스 부치스 그리스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를 통한 3년간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할 조건인 법안을 의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의회의 입법 절차는 2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채권단이 15일까지 입법을 끝내라는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날 의회에 상정해야 한다.
부치스 장관은 또 “사회적으로 가혹한 (긴축) 조치들을 상쇄할 정책들이 나올 수 있다”며 그리스 정상화를 위해 입법 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5일까지 의회 통과가 필요한 법안은 부가가치세 간소화와 과세기반 확대, 연금 체계의 장기 지속가능성 개선 조치, 그리스 통계청 법적 독립성 보장, 재정 지출 자동 삭감 등 재정위원회 개혁안 등 4가지다.
의회 표결 과정에서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Left Platform) 소속 의원 40명 정도는 반대표를 던지고 시리자에서 탈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리자와 연립정부를 구성한 독립그리스인당(ANEL)도 합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혀 연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시리자 의원 149명 가운데 좌파연대 소속 40명과 ANEL 소속 13명 등 의원 50여명이 나가면 연정은 162명에서 110명으로 줄어 전체 의석(300석)의 과반에 크게 못미친다.
다만 제1야당인 신민주당(ND)과 중도 성향의 포타미(江), 사회당(PASOK) 등은 유로존 잔류를 요구하며 지난 11일 개혁안 표결에서 시리자를 지지한 바 있어 이번 표결에서도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민당은 76석, 포타미 17석, 사회당 13석 등으로 모두 106석이므로 시리자가 이들과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연정이 출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보수 정당과 연정을 구성한다면 4주가 걸리는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하고서 결국 조기총선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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