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쇼이블레(72)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 부채위기 협상에서 자신의 신념을 굽혀야 한다면 차라리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발행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사태에 강경한 입장인 자신과, 보다 유연하게 접근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음을 시인하며 이같이 발했다.

그는 메르켈 총리와의 견해 차이에 대해 “그것이 민주주의다. 각자가 서로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메르켈은 총리이고 나는 재무장관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직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 누구도 강요할 수 없으며 만약 누군가 강요하려 든다면 나는 대통령에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실제 사임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답변했다.

그는 자신과 메르켈 총리가 “서로 신뢰할 수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보수 연정 내에서 제3차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당내 인기가 높은 쇼이블레 장관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스에서 증오의 대상인 쇼이블레는 새 구제금융안이 그리스의 파탄 난 재정을 바로잡는 마지막 시도라면서 그리스의 한시적 ‘유로존’ 탈퇴(그렉시트)를 거론해 또다시 그리스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독일 내에서는 쇼이블레의 강경 입장은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독일인 72%가 그리스 사태에 대한 그의 대응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