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미얀마 개헌 촉구’군부통치 종식·수치 대통령’ 압력

백악관, 미얀마 개헌 촉구’군부통치 종식·수치 대통령’ 압력

입력 2015-11-13 08:45
수정 2015-11-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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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정권교체를 앞둔 미얀마에 군부의 장기집권 토대 해체와 아웅산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출을 위한 개헌을 촉구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우리는 버마가 민주주의, 문민통치로 완전히 돌아가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난 수년간 얘기해왔다”고 강조했다.

버마는 군사정권이 집권하기 전의 미얀마의 국호로 민주화 세력이 선호하고 있다.

로즈 부보좌관은 “총선은 치르지만 군부 의석으로 25%를 따로 떼어놓고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대통령직을 금지하는 수정헌법 조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의 군사정권은 장기집권을 담보할 수 있는 헌법을 토대로 반세기 넘게 미얀마를 지배하고 있다.

군사정권이 개정한 헌법에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선거와 관계없이 군부에 할당하고 개헌이나 주요 입법은 정원의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하도록 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여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자 군사정권은 2008년 헌법을 개정해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수치 여사는 영국인 마이클 애리스(1999년 사망)와 결혼해 영국 국적의 아들 2명을 두고 있어 현행 헌법으로는 대권에 도전할 수 없다.

로즈 부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총선 압승으로 정권교체가 임박한 미얀마에 군사정권의 토대를 해체하라는 촉구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개헌 문제는 앞으로 미얀마의 지도자들과 국민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내정간섭 논란을 경계했다.

오는 18일께 총선 결과가 발표되면 수치 여사, 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 만 국회의장 등 미얀마의 핵심 정치 지도자 4인방의 회동이 성사된다.

이 자리에서는 군부 장기집권의 토대가 된 헌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미국 행정부의 입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넨 데 이어 이날은 수치 여사에서 전화를 걸어 야당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며 힘을 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번 선거를 ‘역사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수치 여사는 버마를 더 폭넓고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지칠 줄 모르는 노력과 희생을 했다”고 칭송했다.

한편 수치 여사는 빠른 개헌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듯 지난 10일 BBC방송 인터뷰를 통해 다른 당원을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뒤에서 실력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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