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의 ‘문고리 비서’ 후마 애버딘

클린턴의 ‘문고리 비서’ 후마 애버딘

입력 2016-05-19 07:30
수정 2016-05-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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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편력 남편 때문에 고통받았던 경험까지 공유최근 남편 관련 영화 출시…“선거 악재 될까” 우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인터넷판에서 17일 가장 많이 읽힌 기사는 힐러리 클린턴과 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후마 애버딘이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를 보여주는 17장의 사진 모음이었다.

파키스탄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무슬림인 애버딘은 1996년 조지 워싱턴 대학 재학생 신분으로 백악관 영부인 부속실 인턴으로 들어가 힐러리 클린턴을 처음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거의 20년을 함께 했다.

클린턴이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는 한시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아 ‘보디우먼(body-woman)’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이 별칭은 지금도 미국 언론이 애버딘 이름 앞에 붙이는 단골 수식어다. 보디우먼은 정치인의 수행 비서를 뜻하는 미국 정치판 용어 ‘보디맨(body-man)’에서 따온 것이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보디우먼’이라는 단어를 소개하면서 애버딘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클린턴이 국무장관과 상원의원으로 재직할 때는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고, 올해 선거 캠프에서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직책이 높아진 만큼 그녀의 역할도 확대됐다. 처음엔 식당이나 미용실, 항공권 예약, 전화 받기 등의 잔무를 했던 그녀지만, 지금은 각종 미팅 계획을 잡는 것은 물론, 연설문까지 검토하고 있다. 애버딘을 통하지 않고는 클린턴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그녀야말로 진정한 ‘문고리 권력’인 셈이다. 클린턴은 과거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또 하나의 딸이 있다면 그건 후마”라고 말할 정도였다.

5월 초 발행된 뉴스위크는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정치인이 가장 믿고 아끼는 인물”이라고 그녀를 소개하면서 “클린턴 캠프의 내부자들 조차도 클린턴에게서 어떤 것을 원할 때는 먼저 애버딘의 전화번호를 눌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심지어 남편의 여성편력으로 심적 고통을 겪은 경험까지 공유하고 있다.

애버딘의 남편은 지난 2011년 트위터를 통해 여성 팔로워들에게 외설 사진을 보내고 여러 명의 여성과 텍스팅(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을 한 사실이 드러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났던 앤서니 위너.

힐러리가 남편 빌 클린턴의 성 추문 사건(르윈스키 파문)때 “남편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며 남편의 정치적 파멸을 막았던 것처럼, 애버딘은 2013년 남편이 정치적 재기를 할 수 있도록 뉴욕 시장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너는 5%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은 최근 또 하나의 곤경에 처하게 됐다.

애버딘의 남편 위너의 보좌관이었던 엘리스 스타인버그와 조쉬 크리그먼이 2013년 위너의 뉴욕시장 선거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오는 20일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위너의 온라인상 부도덕한 행위들이 다시 거론되고 애버딘이 심적 고통 속에서도 그의 곁에 머물기로 한 상황이 적나라하게 표출된다고 한다. 클린턴 곁에서는 이지적이고 침착한 이미지로만 보였던 애버딘은 영화에서 매우 슬프고 낙담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뉴욕의 경제주간지 크레인스는 전했다.

문제는 이 다큐멘터리가 클린턴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르윈스키 파문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르윈스키 파문을 직접 거론하면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시 부적절한 결정을 했다고 비난했던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애버딘 관련 영화를 그냥 넘길 리 없기 때문이다.

미국 ABC 방송은 “모든 것은 시점이 중요하다”며 “위너의 부도덕한 정치적 일화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이보다 더 나쁜 시점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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