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충돌했던 유럽 “트럼프 재집권은 악몽”… 中 지도부는 바이든, 日은 내심 트럼프 재선 바라

사사건건 충돌했던 유럽 “트럼프 재집권은 악몽”… 中 지도부는 바이든, 日은 내심 트럼프 재선 바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김태균 기자
입력 2020-11-04 21:00
업데이트 2020-11-0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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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지켜보는 세계 각국

3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6대 미국 대선의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 백악관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연설을 한 뒤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내려가고 있다(왼쪽).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앞서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입장 발표를 한 뒤 주먹을 쥐며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DC·윌밍턴 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6대 미국 대선의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 백악관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연설을 한 뒤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내려가고 있다(왼쪽).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앞서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입장 발표를 한 뒤 주먹을 쥐며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DC·윌밍턴 AFP 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 연장이냐, 세계 질서의 대전환이냐.’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두고 울고 웃은 전 세계가 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과를 숨죽이고 지켜봤다. 이번 선거가 미중 갈등과 기후변화, 무역질서 등 국제사회 역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수 있어서다.

●국제사회 역학구도 변화될지 촉각

트럼프 행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해 온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놓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고 세계보건기구(WTO) 탈퇴 절차를 중단해 다자주의가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독일 디벨트는 “많은 유럽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악몽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부 장관도 “그간 중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적으로 묘사돼 왔다. 이런 일은 끝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 르피가로 역시 미 대선 후보의 선거 불복을 염두에 둔 ‘아메리칸 서스펜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 세계에서 월드컵 결승전을 제외하면 이번 미 대선에 맞설 서스펜스가 없다”고 비꼬았다.

중국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내지 않은 채 선거 이후 미국 사회 혼란상에 주목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최고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선호한다고 본다. 글로벌타임스는 4일 논평에서 “미국 사회는 선거 전에 분열됐다가도 이후에는 다시 합칠 수 있는 국가였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미 대선 결과 발표 이후 일어날 (폭동 등) 사태는 상당히 실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한다”면서 “이들은 누가 더 중국을 강하게 때릴 것인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내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구축한 우호적 분위기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트럼프가 재선되면 주일미군 주둔 경비를 더 많이 부담하라는 미국 측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한 정책적 전환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 총리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그가 정식 취임하는 내년 1월 이후 미국을 방문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연내 방미를 포함해 조기에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英, 트럼프 재선 땐 美와 더 밀착될 듯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영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밀월관계가 강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그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하면 자신들이 ‘외톨이’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자리잡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11-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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