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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마음만 받겠다”며 거절한 애물단지 구호품…뭐길래

튀르키예 “마음만 받겠다”며 거절한 애물단지 구호품…뭐길래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3-02-20 10:03
업데이트 2023-02-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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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든 구호물품을 관계자들이 분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든 구호물품을 관계자들이 분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팸, 마음만 받겠습니다”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이재민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들이 보내는 ‘스팸’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햄의 주재료인 ‘돼지’는 금지된 음식(하람푸드)이기 때문이다.

20일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은 “대다수 튀르키예인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데, 한국에서 보내는 통조림 상당수가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이어서 현지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사관 측은 더 이상 개인이 보내는 식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냥 돼지고기뿐 아니라 돼지에서 나온 재료로 만든 모든 것이 금기다.

현재 튀르키예 이재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구호 물품은 “물과 분유”라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 비상대응팀 관계자는 “수천 명의 생존자들이 추운 겨울 날씨를 버티며 임시 대피소에서 버티고 있다”며 “추위와 배고픔, 목마름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식량과 식수, 임시 거처, 따뜻한 의류 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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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현지 구호식품 창고를 정리하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튀르키예 현지 구호식품 창고를 정리하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시리아 반군 지역 구호 태부족 “지진 전보다 지원 적어”
튀르키예 강진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 활동 역시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재 시리아 서북부 지역의 인도주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급한 구호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MSF는 “현재 반군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 규모는 강진 이전보다도 적다”면서 “턱없이 부족한 물량만이 국경을 넘어 수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킴 할디 시리아 주재 MSF 대표는 “강진 발생 후 10일간 반군 지역으로 들어온 구호 물품 트럭 수는 작년 주간 단위 평균 수치보다 적었다”며 “현지의 구호 물품 재고는 이미 바닥 난 상태”라고 전했다.

각국에서 인도주의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는 알아사드 정권 아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어 원조를 거의 받지 못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강진 발생 후 시리아 서북부로 전달된 구호품은 트럭 170대 분량에 불과하다.

한편 유엔은 지진으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900만 명의 시리아인이 피해를 입었다며 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유엔은 성명을 통해 “향후 3개월 동안 가장 시급한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3억9760만 달러(약 5050억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 전역에서 4만1232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됐다. 튀르키예에서만 3만5418명, 시리아에서는 5814명이 숨졌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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