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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장승수’ 15수 끝 칭화대 포기…56세 수험생 27번째 쓰촨대 도전 실패

‘중국판 장승수’ 15수 끝 칭화대 포기…56세 수험생 27번째 쓰촨대 도전 실패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3-06-25 21:50
업데이트 2023-06-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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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수능시험’ 가오카오 점수 공개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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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 합격을 목표로 올해 15번째 가오카오를 치른 탕상쥔(35). 바이두 캡처
칭화대 합격을 목표로 올해 15번째 가오카오를 치른 탕상쥔(35). 바이두 캡처
이달 초 치러진 중국판 수학능력시험 ‘가오카오’의 점수가 공개되면서 전설적 장수생들의 사연이 화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표적 학벌사회인 중국의 씁쓸한 단면이다.

26일 지우파이신문 등은 “‘가오카오계의 딩즈후’(钉子户·알박기 건물)로 불리는 광시좡족자치구 출신 탕상쥔(35)이 올해 15번째 입시를 마지막으로 최고 명문 칭화대 도전을 멈췄다”며 “탕에게 (가오카오 포기는) 참으로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09년 치른 첫 가오카오에서 372점(750점 만점)을 맞아 재수를 결심한 그는 5년 뒤인 2014년 입시에서 충칭의 시난정법대에 처음으로 합격했다. 2016년에는 자신의 역대 최고 점수인 625점을 받아 수도 베이징에 있는 중국정법대에 갈 수 있었다.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수험 생활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줬다. 노동일로 생계를 해결하며 고교 졸업 6년 만에 서울대 법대에 수석 합격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란 책을 쓴 장승수(52) 변호사의 분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가오카오에 중독된 그는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매년 시험을 쳐 2019년에는 충칭대에, 지난해 상하이교통대에 합격하고도 올해 2월 재도전을 선언했다. 유명대에 여러 번 입학했음에도 ‘칭화몽’을 이루겠다고 수험 준비에 나선 탕씨를 두고 누리꾼들은 “대학 간판에 인생을 건 그가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성적으로) 칭베이(칭화대와 베이징대)에 가기는 힘들 것 같다”며 베이징 소재 대학에 진학해 교육 분야를 전공하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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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7번째 가오카오에 도전해 중국에서 ‘현대판 범진(范进)’으로 불리는 량스(56). 바이두 캡처
올해 27번째 가오카오에 도전해 중국에서 ‘현대판 범진(范进)’으로 불리는 량스(56). 바이두 캡처
올해로 27번째 가오카오에 도전해 ‘현대판 범진(范进)’으로 불리는 쓰촨성 출신 량스(56)는 424점을 얻는데 그쳤다. 범진은 청대 소설 유림외사에 등장하는 인물로, 끝없는 노력에도 수십년간 과거에 낙방한다.

량씨는 지역 명문 쓰촨대 입학을 목표로 삼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다만 그에 대한 소셜미디어(SNS)의 평가는 탕상쥔과는 다르다. 인생의 황혼기를 앞둔 그에게 “마지막까지 꿈을 포기하지 말라”, “당신의 끈기와 용기를 배우고 싶다” 등 격려가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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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쓰촨성 원촨 대지진에서 극적으로 구조돼 ‘경례 아기’로 불렸던 랑징(왼쪽·18). 오른쪽 사진은 3살 때인 2008년 구조 현장에서 자신을 구한 군인들에게 경례를 하는 장면. 바이두 캡처
2008년 쓰촨성 원촨 대지진에서 극적으로 구조돼 ‘경례 아기’로 불렸던 랑징(왼쪽·18). 오른쪽 사진은 3살 때인 2008년 구조 현장에서 자신을 구한 군인들에게 경례를 하는 장면. 바이두 캡처
9만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쓰촨성 원촨 대지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경례 아기’가 올해 가오카오에서 고득점해 화제가 됐다. 랑징(18)은 올해 입시에서 637점으로 쓰촨성 수험생 80만명 가운데 30등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얻었다. 랑징은 3살 때인 2008년 5월 대지진 때 자신을 구한 군인들에 감사 표시로 오른손을 들어 경례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베이징대와 런민대가 그에게 입학을 권고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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