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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루카셴코와 세 번째 통화 무슨 대화를? 프리고진 행방 묘연

푸틴, 루카셴코와 세 번째 통화 무슨 대화를? 프리고진 행방 묘연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6-26 15:15
업데이트 2023-06-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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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밤부터 다음날까지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군사 반란 내내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투입된 러시아 군 부대를 방문했다며 국영방송이 26일 보도한 영상을 캡처한 15장의 사진 가운데 하나.  헬리콥터 안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바라보고 있다. 다만 쇼이구 장관이 언제 어느 부대를 방문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 국방부 제공 AP 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밤부터 다음날까지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군사 반란 내내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투입된 러시아 군 부대를 방문했다며 국영방송이 26일 보도한 영상을 캡처한 15장의 사진 가운데 하나. 헬리콥터 안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바라보고 있다. 다만 쇼이구 장관이 언제 어느 부대를 방문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 국방부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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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하도록 중재한 알렉산드리 루카셴코 벨라로스 대통령과 전날 두 차례에 이어 25일(현지시간) 오전에도 세 번째 통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돼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9일 크렘린궁에서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군 사열에 앞서 손을 맞잡은 두 정상. 스푸트니크 자료사진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하도록 중재한 알렉산드리 루카셴코 벨라로스 대통령과 전날 두 차례에 이어 25일(현지시간) 오전에도 세 번째 통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돼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9일 크렘린궁에서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군 사열에 앞서 손을 맞잡은 두 정상.
스푸트니크 자료사진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중단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오전 또다시 통화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벨라루스 벨타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둘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 정상은 전날 확인된 두 차례에 이어 이틀 동안 적어도 세 차례 통화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반란 사태에 대해 공동 행동하기로 한 뒤 푸틴 대통령과 합의 아래 프리고진과 회담해 반란을 멈추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반란을 멈추는 대신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 합의를 끌어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가기로 했다.

그 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전화해 협상 결과를 전했고,푸틴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날 합의에 따른 후속 조처나 세부 사항이 논의됐을 수 있다. 프리고진이 앞으로 벨라루스에 머물게 되는 것과 관련한 내용들도 논의됐을 수 있다. 그는 전날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는 장면이 눈에 띄었으나 그 뒤 지금껏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그를 벨라루스로 보내는 데 합의했더라도 자신의 위신과 체면을 깎아내린 그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부는 프리고진이 당장은 벨라루스로 향하더라도 나중에는 과거 자신이 전투를 벌인 경험이 있고 추종 세력이 있는 아프리카로 이동할 것라고 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유혈 충돌을 막아 ‘의외의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1994년 처음 집권한 그는 헌법까지 고쳐가며 여섯 번째 임기를 보내며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폭력 진압하는 등 폭압적인 통치로 악명 높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편을 들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NYT는 국제사회의 따돌림을 받던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믿을 수 있는 중재자’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봤다. 벨라루스 관영 언론들은 그가 ‘절대적으로 유익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을 제시했다고 표현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벨타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반란과 관련해 심각한 상황에 놓인 24일 벨라루스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친정부 학자이자 선전가인 바짐 히힌 벨라루스 국립도서관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히힌 관장은 “푸틴 대통령은 협상에 회의적이었고 프리고진은 전화를 받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면서도 푸틴은 결국 (루카셴코의) 중재 제안에 동의했고, 프리고진도 루카셴코 대통령의 전화를 곧바로 받아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직 벨라루스 외교관이자 싱크탱크 유럽대외관계협의회(ECFR)의 분석가인 파벨 슬루킨은 “푸틴은 자신의 시스템이 얼마나 약하고 쉽게 도전받을 수 있는지 드러냈고, 프리고진은 푸틴에 도전하고 공격했으나 철수하면서 패자처럼 보이게 됐다”며 “오직 루카셴코만 푸틴과 국제사회 앞에서 중재자이자 협상자, 보증인으로서 승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도 자국 남동부 도시 호멜에서 양측 대표단의 회담을 주선했으나 결렬됐다.

NYT는 루카셴코와 푸틴 모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전 벨라루스 외교관으로 망명 중인 파벨 라투슈카는 둘을 “샴쌍둥이 같은 존재”라며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다. 몸은 하나이고 머리는 둘로, 한쪽의 몰락은 남은 한쪽의 정치적 죽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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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반란의 주역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그의 공보실이 AP 통신에 제공한 동영상 캡처 사진. 지난 24일(현지시간) 그의 부대가 장악했던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녹화됐다. 다시 말해 아래 사진보다 먼저 촬영됐다는 뜻이다. 프리고진 공보실 제공 AP 연합뉴스
용병 반란의 주역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그의 공보실이 AP 통신에 제공한 동영상 캡처 사진. 지난 24일(현지시간) 그의 부대가 장악했던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녹화됐다. 다시 말해 아래 사진보다 먼저 촬영됐다는 뜻이다.
프리고진 공보실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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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유혈 충돌을 막는다며 군사 반란을 중단,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러시아군 남부 사령부를 떠나면서 한 시민과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 사진이 보도된 대로 그의 소재가 계속 묘연하다.  로스토프나도누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유혈 충돌을 막는다며 군사 반란을 중단,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러시아군 남부 사령부를 떠나면서 한 시민과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 사진이 보도된 대로 그의 소재가 계속 묘연하다.
로스토프나도누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영국 언론 가디언 등에 따르면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으로 주변 지역이 위험에 처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날 국방위원회를 개최한 나우세다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프리고진의 새로운 주둔지가 될 경우 나토가 동부전선의 방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국방위원회에서 러시아 정권이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과 벨라루스가 전범들의 도피처가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벨라루스의 정치·안보 측면을 검토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키자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도 인접국도 국경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라스 총리는 러시아 사태가 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경 보안이 강화됐으며, 러시아 어느 지역도 여행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들어갔다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자신의 부하들을 끌어 모아 다시 근거지로 삼고, 나중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기 위해 남하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되면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나토의 가장 동쪽 나라 폴란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등 더욱 복잡한 전쟁으로 얽혀들 수도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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