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워싱턴 DC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 ‘귀환 못한 장병’ 기린 빈 테이블

워싱턴 DC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 ‘귀환 못한 장병’ 기린 빈 테이블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3-06-26 16:03
업데이트 2023-06-26 16:0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나는 외조부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막내딸이었던 어머니는 항상 외조부의 유해를 찾기만을 바랐습니다.”(6·25 전쟁 실종 장병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미 육군 전 대령)

6·25 전쟁 73주년을 맞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주미대한민국대사관은 이날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기념공원과 미 육군국립박물관에서 참전비 헌화, 감사 오찬 등 기념행사를 열었다. 6·25 참전용사 및 유가족,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KWVMF) 등 한·미 참전 단체, 켈리 맥케이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미지 확대
조현동(오른쪽) 주미대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에서 한국전쟁 전사자의 외손자인 리처드 딘 전 대령에게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전달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조현동(오른쪽) 주미대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에서 한국전쟁 전사자의 외손자인 리처드 딘 전 대령에게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전달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조현동 주미대사가 기념공원에서 헌화와 참배를 하는 자리에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 제5공군 소속 존 레이먼드 러벌 공군 대령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육군 예비역 전 대령이 함께했다.

러벌 대령은 1950년 12월 4일 압록강에서 기밀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러시아 미그15기에 격추돼 포로가 됐다. 이후 ‘내가 당신의 도시를 폭격했다’는 팻말을 걸고 돌팔매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해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지 확대
조현동 주미대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에 참석해 참전비에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조현동 주미대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에 참석해 참전비에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조 대사는 추모의 벽 100번째에 있는 러벌 대령의 이름 위에 꽃을 올리고 딘 전 대령에게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전달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딘 전 대령은 헌화하는 순간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어머니의 기억들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여전히 휴전 중인 한국전쟁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 대사는 환영사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으로 한국이 전쟁 폐허에서 일어섰고 우리 미래 세대가 평화, 번영, 민주주의의 열매를 누릴 것”이라고 감사했다.
이미지 확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육군국립박물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상대로 한 감사 오찬장 한쪽에 포로·실종 장병들을 기리는 빈 테이블이 놓여 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육군국립박물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상대로 한 감사 오찬장 한쪽에 포로·실종 장병들을 기리는 빈 테이블이 놓여 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
전 주한미군사령관인 존 틸럴리 KWVMF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모두 피와 땀과 희생의 대가”라며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기억될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장 한켠에는 실종 장병들을 기리는 별도의 흰 테이블이 마련됐다. 테이블에는 주인없는 의자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쓰라림을 상징하는 레몬 한 조각, 유족들의 눈물을 의미하는 소금, 내일의 건배를 기약하는 물잔 등이 함께 놓였다.

워싱턴 이재연 특파원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