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적으로 싸웠던 프랑스와 독일, 서울서 함께 용사의 피를 추모하다

적으로 싸웠던 프랑스와 독일, 서울서 함께 용사의 피를 추모하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3-11-10 16:42
업데이트 2023-11-10 17: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주한 프랑스와 독일 대사,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 공동진행
우크라이나, 중동서 두 개의 전쟁 벌어져…프랑스 대사 “마지막 전쟁 존재하지 않아”

이미지 확대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105회 1차 세계대전 종전일 기념식에서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105회 1차 세계대전 종전일 기념식에서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으로 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제105회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가 열렸다.

1918년 11월 11일 끝난 제1차 세계대전에서 희생한 프랑스인과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이번 행사에는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와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가 공동 진행했다. 한국 및 동맹국 군 대표단, 강윤진 국가보훈부 보훈정책관과 프랑스 및 독일 교민들이 참석해 추모 및 헌화하며 모든 전쟁에서 전사한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서로 싸웠던 프랑스와 독일의 대사가 함께 진행해 그 의미를 더했다.

베르투 프랑스 대사는 “화해한 양국을 이어주는 깊은 우정은 60여년 전부터 유럽연합과 나토의 중심에서 프랑스와 독일을 연결해주는 끊을 수 없는 관계의 초석이 되었다”고 말했다.

슈미트 독일 대사도 “1914년 19~32살 프랑스인 2명 중 1명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지 못했으며, 독일에서는 젊은 남성의 35%가 생명을 잃었다”라며 “프랑스와 함께 진행하는 추모식이 ‘매우 특별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필립 베르투(왼쪽) 주한프랑스대사와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필립 베르투(왼쪽) 주한프랑스대사와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두 대사는 대한민국 및 참석한 국가들이 함께 공유하는 원칙과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베르투 대사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군인들은 유엔의 깃발 아래 모여 지구 반대편 국가인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렸다”면서 “그들에게는 완수해야 할 임무가 있었고, 전쟁에는 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전용사들의 눈물에 감동하였다며 그들의 눈물은 희생된 전우를 생각하는 고통의 눈물이자, 불과 몇십년 만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을 보며 흘린 희망과 자부심의 눈물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1차대전 용사들이 그토록 바라던 ‘마지막 중 마지막’ 전쟁은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오늘날 유럽에서 전쟁은 현실이 되었고 피를 흘리는 테러가 우리를 다시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했다.
이미지 확대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제105회 1차 세계대전 종전일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제105회 1차 세계대전 종전일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이날 행사장에서는 몽클라르 한국전쟁 연구센터에서 라울 몽클라르 장교에 대한 자료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1892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몽클라르는 뼛속까지 군인으로 생시르 사관학교에 입학해 직업 군인의 길을 걸었다. 1차 대전에 참전해 여섯 번이나 다쳤으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50년 퇴역을 앞두고 한국전쟁에 자발적으로 참전하기 위해 장군 계급을 반납하고, 중령 계급장을 기꺼이 달았다. 전쟁이 채 끝나기 전에 은퇴 나이에 이르러 1951년 프랑스로 돌아가 군복을 벗었다.
윤창수 전문기자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