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 “수분이 화학물질 인화·폭발력 키웠을 가능성” 제기소방대원 “화재원인 모르고 출동…화학물질 있다는 말도 못들어”
7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중국 톈진(天津) 항 폭발사고의 원인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화재진압이 오히려 화를 키웠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14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한 화학물질 전문가는 “(폭발사고가 난)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가 취급해온 화학물질 목록에는 폭약 원료로 사용돼온 강산성의 질산칼륨이 포함돼 있다”며 “이 물질은 큰 충격 등에 의해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탄산칼슘 등의 물질은 물과 만나면 열을 방출하고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며 “화학물질 화재 진압시 소방관들은 절대로 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화학물질 전문가도 루이하이 물류회사가 다뤄온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은 “활성이 매우 강해 수분을 흡수하면 쉽게 열을 방출하고 폭발할 수 있다”며 “ 이런 물질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보관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산성을 띤 많은 화학물질은 모두 강력한 활성을 갖고 있다. 만약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 강철도 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류회사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 인공위성에서까지 선명하게 관측되고 지진파까지 감지될 정도의 초대형 폭발사건으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는 소방관들이 화재지점에 뿌린 물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톈진시 소방관들은 12일 오후 10시 50분께 톈진항에 있는 물류창고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현장으로 출동했다.
10여 분 뒤인 오후 11시 6분께 톈진소방대 소속 9개 소방중대가 소방차 35대에 나눠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톈진항 소방대도 투입됐다.
그로부터 20여 분 뒤인 오후 11시30분께 두 차례에 걸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소방당국은 화재진압이 폭발을 일으키거나 폭발력을 키웠을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그곳에 탄화칼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을 뿌렸을 정도로 어리석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소방대원은 “현장에 출동할 당시 화학물질이 쌓여있다는 점을 몰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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