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톈진항 폭발사고 탄화칼슘에 소방용수 뿌려 촉발”

“中톈진항 폭발사고 탄화칼슘에 소방용수 뿌려 촉발”

입력 2015-08-14 17:11
수정 2015-08-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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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문가 “탄화칼슘이 물 만나면 인화성 가스 방출…폭발적 반응”

중국 톈진(天津)시 빈하이(濱海)신구 탕구(塘沽)항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대형 폭발사고가 초기 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뿌린 물 때문에 일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신경보(新京報)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발생한 폭발 사고는 탕구항에 있는 루이하이(瑞海)라는 물류회사의 위험물 적재 창고(야적 컨테이너)에서 처음 발생했다.

첫 폭발 불꽃이 다른 창고로 번져 30초 간격으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에 따른 화염이 인공위성에서도 선명하게 촬영될 정도로 폭발력은 컸다.

로이터통신은 한 경찰의 말을 인용해 창고는 독성 물질 보관 용도로 지어졌으며 폭발 당시 질산암모늄과 질산칼륨, 탄화칼슘이 저장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질산암모늄은 폭탄의 원료로, 질산칼륨은 화약이나 성냥 등의 화공약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탄화칼슘은 아세틸렌 원료나 제강 과정에서 탈황, 탈산제 등으로 이용된다.

화학 전문가들은 폭발의 주범으로 탄화칼슘을 주목했다.

탄화칼슘이 물과 만나면 화학공업 원료인 아세틸렌과 함께 엄청난 폭발 가스를 분출한다.

만약 소방관이 탄화칼슘에 물을 뿌렸다면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논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스튜어트 프레스콧 화학공학 교수는 “탄화칼슘은 물과 만나면 가스가 방출되기 때문에 상당히 폭발적인 반응을 한다”며 “반응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는 인화성을 띤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소방당국의 레이진더 선전부국장은 한 관영매체에 처음으로 도착한 소방관 그룹이 창고에 난 불을 끄려고 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화재진압이 폭발을 일으키거나 폭발력을 키웠을 가능성에 대해 “소방관들은 그곳에 탄화칼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을 뿌렸을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했다.

화학안전 전문가인 데이비드 레깃은 아세틸렌 폭발이 질산암모늄의 폭발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폭발 강도가 훨씬 컸던 두번째) 질산암모늄의 폭발이 이번 사고의 엄청난 파괴력을 설명하는데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폭발은 21t 규모의 TNT 폭발 강도와 맞먹어 첫 폭발 강도(3t 규모)의 7배에 이를 정도로 컸다.

폭발사고가 난 물류창고에는 최소한 700여t의 시안화나트륨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청산소다’로 불리는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 광석 제련에도 쓰이지만 독가스나 살충제 등에도 사용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고체인 시안화나트륨은 산과 반응하거나 물을 만나면 쉽게 독성이 강한 기체인 시안화수소로 바뀐다.

이번 폭발사고로 시안화나트륨 등 강한 독성 물질이 다량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부 중국언론은 보도에서 “시안화나트륨이 공기 중에서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류창고에 보관된 위험 물질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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