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감시·통제에 살벌한 구금… ‘톈안먼 사태’ 지우는 中

혹독한 감시·통제에 살벌한 구금… ‘톈안먼 사태’ 지우는 中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9-06-04 02:04
업데이트 2019-06-04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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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톈안먼 민주화운동 30주년

BBC·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접속 먹통
中유튜브 ‘블리블리’ 실시간 댓글도 차단
톈안먼 유족 강제 휴가 등 베이징서 격리
톈안먼 노래 부른 리즈, 석 달째 행방불명
대만 총통 “中도 민주·자유의 길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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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베이징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공안 위에 여러 개의 감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다. 톈안먼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던 중국 당국은 30주년을 맞아 온라인 등 전방위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중국의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베이징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공안 위에 여러 개의 감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다. 톈안먼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던 중국 당국은 30주년을 맞아 온라인 등 전방위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중국 민주화운동인 6·4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중국 전역에 걸쳐 혹독한 감시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국가 개혁을 요구하던 베이징대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 수천명이 탱크에 짓밟힌 지 30년이 지났지만 중국 공산당은 6·4 사태를 역사에서 완전히 지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외신 및 인권단체 등이 3일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차단하는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뚫는 가상사설망(VPN) 프로그램이 이달 들어 완전히 먹통이 돼 중국 본토에서는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미 익스프레스 VPN사는 이날 “정치적 문제 때문에 중국에서 연결이 안 되고 있으며 언제 해결이 될지 모르겠다”고 사용자들에게 안내했다. 중국판 유튜브인 동영상 플랫폼 블리블리는 실시간 댓글 기능을 6일까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차단했다.

6·4 사태 현장인 톈안먼 광장은 유명 관광지로 변했지만 중국 공안은 광장 곳곳에서 통행객들을 일일이 검문하고 있다. 신분증 검사 후에도 사진촬영이나 인터뷰 등 취재활동은 원천 차단된다. 피에르 카베스탕 홍콩침례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모든 돌을 다 일일이 들춰보면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불안해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중국 록가수 리즈가 석 달째 행방불명이라고 전했다. 리즈는 톈안먼 사태에 대해 “지금 광장은 나의 무덤이라네…모든 것은 꿈이었어”라고 노래한 직후 콘서트가 중단됐으며 중국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음원 및 활동 기록이 삭제됐다. 트위터에 6·4가 들어간 와인병 사진을 올린 중국 영화감독이 구금되는 등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13명이 체포됐다고 중국 인권보호단체는 밝혔다. 톈안먼 사태 유족으로 구성된 톈안먼 어머니회 관계자들도 시골로 강제휴가를 떠나는 등 베이징에서 격리 조치됐다.

인권단체 차이나체인지는 3일 오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상복을 착용해 톈안먼 광장에서 숨진 이들에 대한 애도를 표현하자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6·4와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 민주화 사건) 이후 대만은 민주·자유의 길을 걸어갔다”며 “중국 역시 이러한 길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도 이날 “중국은 6·4 사건에 대해 뉘우치고 민주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역사적 과거에 대해 조속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맞섰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9-06-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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