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피임=반역’ 묘사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가진 TV 생방송 연설에서 무슬림 가족은 산아제한이나 가족계획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후손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사람들이 산아제한, 가족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무슬림 가족은 그것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과 위대한 예언자가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이를 지킬 첫 번째 의무는 어머니들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피임을 시도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총리를 지낸 뒤 2014년 8월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그가 속한 정의개발당(AKP)은 보수 무슬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한 결혼식에서 가진 연설에서 피임을 ‘반역’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은 적어도 아이 셋은 낳아야 하며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터키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터키 출산율은 2.14명으로 1980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유엔인구기금(UNPF)은 터키가 가족계획에 대한 잠재적인 미충족 욕구가 있다고 평가했다. 터키는 기혼 여성의 5분의1이 출산 조절을 목적으로 낙태하는 상황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6-06-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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