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軍 “피에 대한 복수”… IS 무기고·은신처 겨냥 융단폭격

이집트軍 “피에 대한 복수”… IS 무기고·은신처 겨냥 융단폭격

입력 2015-02-17 00:20
업데이트 2015-02-1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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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직접 공습 사실 첫 공개…17일 리비아군과 공동 추가 공습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집단 참수하면서 이집트가 ‘IS와의 전쟁’이란 칼을 뽑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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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F16 전투기가 16일(현지시간) 새벽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았던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한 데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 내 IS 거점을 공습하기 위해 비밀 기지를 빠져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집트 F16 전투기가 16일(현지시간) 새벽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에서 인질로 잡았던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한 데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 내 IS 거점을 공습하기 위해 비밀 기지를 빠져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집트 국영 나일TV 등 현지 언론은 16일(현지시간) 새벽 이집트군 전투기들이 리비아 공군과 합동으로 이집트와 리비아 국경지대에 있는 IS의 훈련 캠프와 무기 저장고, 은신처를 정밀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전투기의 공격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복수를 천명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집트가 IS를 겨냥해 직접 공습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리비아 내 이슬람 무장세력을 비밀리에 공습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집트 정부는 이를 부인해 왔다.

이집트군은 이번 공격을 두고 “피에 대한 복수이자 살인자들에게 보복을 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군은 17일에도 리비아군과 함께 추가 공습을 감행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집트는 그동안 IS와의 전쟁에 직접 참가하지 않았지만 시리아와 이라크 내 미국 주도의 IS 공습을 지지해 왔다.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IS 연계 세력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와 교전을 벌여 온 데다 미국의 IS 공습을 지지하는 것만으로 미국의 군사·경제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습은 쿠데타로 집권한 시시 정권 등장 이후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회복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 치안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 탓에 이집트가 미국 주도의 공습에 직접 참여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번 IS의 참수 동영상 공개를 놓고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아라비아 등은 IS의 무모한 집단 참수가 ‘눈에는 눈’ 식의 보복이란 설명과 함께 알카에다 현 지도부와 IS의 갈등이 표출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해변에서 콥트교도들을 참수한 것은 미군에게 사살된 뒤 바다에 수장된 오사마 빈라덴과 연결 지어 의미를 부여한 것이란 설명도 나왔다. 콥트교는 1500여년 역사를 지닌 이집트의 전통 기독교 분파이지만, IS는 이들을 서방과 손잡고 무슬림을 박해하는 ‘십자군’으로 규정해 왔다.

아울러 IS가 이번 콥트교도 살해 과정에서 IS의 모체로 콥트교에 우호적인 알카에다 현 지도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IS는 동영상 자막을 통해 콥트교도가 과거 이집트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려는 여성을 박해한 만큼 자신들이 참수로 복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수 동영상 공개 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IS를 규탄하고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내고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02-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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