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G 염두 결속강화..평양 비우며 권력장악 과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던 서해 최남단 섬 부대를 방문했다는 18일 북한 보도에 대해 정부 당국이 관심을 갖고 주시하는 모습이다.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서해 최남단 지역의 무도 방어대를 시찰하고 이 부대에 ‘영웅방어대’ 칭호를 수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무도는 2010년 11월 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가한 북한군 부대가 위치한 섬이다. 연평도 서북쪽, 북한의 개머리해안 남쪽 해상에 있는 섬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불과 수 ㎞ 내 거리에 있다. 김정은은 무도보다 더 내려온 최남단 장재도 방어대도 시찰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김정은의 이번 시찰이 20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염두에 둔 것으로 우선 분석했다.
UFG를 앞두고 최남단 섬에 있는, 그것도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한 무도 방어대를 시찰함으로써 군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다음 주 시작되는 UFG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로서는 UFG가 방위태세 유지를 위한 통상적 훈련이지만, 북측은 늘 신경을 곤두세워왔다”면서 “부대 시찰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지난 2월 말 ‘키 리졸브’ 한미군사훈련 직전에도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북한군 4군단 예하부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정부 당국은 또 김정은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그것도 평양에서 남쪽으로 가장 먼 섬 부대를 찾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권력의 제2인자로 불리는 장성택도 없는 상황에서 평양을 비운 것은 리영호 군 총참모장 숙청에 이은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최전방 ‘위험지역’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담하다’는 이미지를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로 빚어질 수 있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것이다. 김정은의 지난 3월 판문점 시찰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정부는 북한이 적어도 오는 31일까지 계속되는 UFG 기간에는 대남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은도 무도와 장재도 방문에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북측이 긴장감은 고조시키겠지만, 도발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 높다.
북한이 체제유지의 관건인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중국과는 경제협력 강화, 미국과는 비공식 접촉, 일본과는 적십자 접촉에 이은 당국 간 대화를 앞둔 상황에서 대남 도발로 스스로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군의 동향에 대해 “특별히 군사적 이상동향이나 특이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부대를 방문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더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