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사위원장이 합의깬 것처럼 덮어씌우기…사과해야”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불발 이후 다수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이 야당이 법안처리의 발목을 잡았다고 공격한 데 대해 “합의를 깬 것은 여당”이라며 반박했다.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몽니’ 탓에 본회의 법안 처리 건수가 3건에 그쳤다는 새누리당 공세를 반박하는 데 발언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협상파트너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합의 내용을 밥먹듯 걷어차는 행태”, “행패를 부리고 권한남용을 운운했다”는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지난 6일 국회 본회의 파행과 지난 12일 본회의의 저조한 성과 모두 여당이 합의를 파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거듭 지적하며 합의 파기의 근본책임론을 제기했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 57건에 대해 서명을 하지 않아 본회의 회부를 원천차단했다며 여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이상민 법사위원장도 이날 라디오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누리당 책임론’을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여당이 법안 3건만 처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뒤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사실과 다른 왜곡된 이야기를 한다”면서 “매우 저급한 행태, 매우 비신사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여당이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하면 다음 주라도 본회의를 열면 된다”며 자신은 언제든지 법사위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협상도 안 된 추가 법안들을 갑자기 들고와 처리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황당한데, 원내대표가 거절하자 법사위원장을 찾아갔고 그마저 거부되자 마치 법사위원장이 합의를 깬 것처럼 덮어씌우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동쪽에서 뺨맞고 서쪽에서 화풀이하는 격”이라며 “새누리당은 법사위원장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처럼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무산의 근본 책임을 합의를 깬 여당에 돌리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사수’라는 ‘초강경 모드’이지만 내부에서는 협상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이라는 원칙만을 고집하고, 공무원연금 개혁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연계해 ‘모 아니면 도’ 식 전략으로는 여론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50% 원칙’에 대해 지고지선의 가치가 아니라고 말한 것 역시 이 같은 현실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내대표가 지금은 여당의 합의파기를 비판하며 신뢰 회복 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향후 ‘50% 원칙’ 대신 전반적인 공적연금 개편 논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예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합의 파기 이후 책임전가를 위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일삼고 있다”며 “신뢰를 연이어 저버린 새누리당의 책임있는 조치가 우선돼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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