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비무장지대 잡목 태우는 ‘화공작전’ 펼친다

군, 비무장지대 잡목 태우는 ‘화공작전’ 펼친다

입력 2015-08-12 08:22
수정 2015-08-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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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잡목 제거할 인력 한계…가을철 부분적 시행

군 당국이 1990년 이후 중단됐던 비무장지대(DMZ) ‘화공(火攻)작전’을 일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공작전은 DMZ에서 우거진 수풀 때문에 북한군 GP(비무장지대 소초)나 북한군 수색조 동향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잡목을 불로 태우는 작전을 말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2일 “DMZ에서 공세적인 작전을 펼치려면 시야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1990년 이후 시행되지 않았던 DMZ 화공작전을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공작전은 가을철 수풀이 말랐을 때 가장 적절한 방법일 것 같다”면서 “시야 확보가 가장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이 폐기된 화공작전까지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DMZ에서 ‘격멸작전 계획’을 원활하게 수행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군은 그간 북한군이 DMZ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작전개념을 앞으로는 DMZ 안의 북한군을 격멸시키는 개념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합참은 “북한군의 부비트랩 설치와 습격, 유실지뢰 등 다양한 우발상항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불규칙적인 수색, 매복시간, 장소 적용 등 공세적인 작전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DMZ 안에 무성한 수목을 제거하려면 수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지뢰 폭발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불로 태우는 작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P를 중심으로 제한된 지역에서 수목을 제거하고 있지만 GP에서 30~40m를 벗어난 지역의 제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대북 감시가 취약해 벌목한 잘 알려진 사례로는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있던 미루나무를 제거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 사이에 미루나무 한 그루가 무성하게 자라나며 초소 시야를 가리자 유엔사측이 가지치기 작업에 나섰고 북한측이 도끼를 들고 공격해 미군 장교 2명이 사망한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후 미국은 주한미군 전투태세를 강화하고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전투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등 군사력 가오하에 나섰고, 유엔군은 미 2사단 병력과 한국군 제1공수특전단을 투입해 이 미루나무를 절단했다.

합참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를 통해 “GP 인근 지역을 깨끗하게 만드는 ‘불모지 작전’과 수목제거 작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중점감시구역 감시율을 높일 것”이라며 “GP 주변의 적 예상침투로와 귀순 통로에 근거리 감시레이더 등의 장비를 보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지난 2001년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DMZ의 세계적인 천연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취지에서 아주 긴박하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공작전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화공작전으로 발생한 산불이 DMZ를 벗어나 거주지까지 확산하는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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