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잇단 남북관계 청신호에도 ‘신중 모드’ 견지

靑, 잇단 남북관계 청신호에도 ‘신중 모드’ 견지

입력 2015-08-30 14:52
수정 2015-08-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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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 것이라 예단할 단계 아냐…차분대응 기조 그대로”

청와대가 ‘8·25 남북 합의’ 이후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잇따른 ‘북한발(發) 청신호’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군사 대치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이번 합의 이후 갑작스레 호전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은 준비 단계일 뿐 가시적인 합의 이행 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과거와 달리 8·25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최고위 당국자의 공개적인 언급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고위급 접촉 타결 당일인 25일과 27일 이번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였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대남담당 비서가 연달아 공개적으로 ‘북남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특히 29일에는 북한이 다음 달 7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하자는 우리 측의 제의에 호응해오면서 관계개선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이 이처럼 적극적이면서 공세적인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합의문에 나온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봐서는 조금 긍정적으로 보는데 이것도 협의 과정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남북관계가) 잘 될 것이라고 예단할 단계는 아니며 ‘차분한 대응’ 기조 그대로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지난 27일 민경욱 대변인이 “(남북 간) 협상은 끝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방침을 밝힌 것과 변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청와대의 기류는 남북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합의를 했지만 이후 실질적인 이행까지 진전이 없거나 북한이 자체의 대내외적 상황 변화에 따라 약속을 뒤집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합의를 하나하나 이행해 가며 신뢰를 쌓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적극적인 관계개선 의지 표명이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실리를 얻어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 있고, 오는 10월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맞춰 위성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 발사 시험을 하며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이 같은 태도의 배경이 되고 있다.

청와대는 8·25 합의문 1항의 ‘관계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이나 6항의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활성화’ 등도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 등 합의이행 상황을 봐가면서 차분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 참모는 “일단 이산가족 상봉이 중요하니까 이것을 속도감 있게 하면서 다른 합의 사항은 여러 상황을 봐가면서 차분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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