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을 잡아라”…선대위 카드로 文·金 중재 긴박한 野

“김한길을 잡아라”…선대위 카드로 文·金 중재 긴박한 野

입력 2015-12-23 13:30
수정 2015-12-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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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수도권·중진, 文 설득…김한길은 여전히 부정적분당사태 차단 위해 어젯밤 중진 文-金 연쇄 접촉 공천 등 선거 업무는 선대위 맡고, 文은 당무·인재영입 주력 비주류 “김한길, 현 상태에서 받기 쉽지 않을 것”…탈당 결행 관측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3일 조기 선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수용의사를 밝힘에 따라 ‘조기 선대위’ 카드가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한 수습책으로 급부상했다.

이는 당내 수도권 및 중진 의원들 주도로 만들어진 중재안으로, 그간 물밑 중재를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전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키’를 쥔 김한길 전 대표는 이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김 전 대표의 탈당 결행을 막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중재안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체제는 유지하되 조기 선대위를 구성, 공천 등 선거 관련 업무 전체를 선대위에 넘기고 문 대표가 통합 전대와 함께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의원은 “문 대표는 일상당무와 대여협상, 인재영입, 야권통합 등을 수행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사퇴라는 극단적 상황은 피하면서도 사실상 ‘2선 후퇴’해 인재영입과 야권통합 등의 일정역할을 하도록 한 절충안인 셈이다.

여기에는 문 대표만으로 총선을 치를 수도 없지만 문 대표 없이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수도권 의원들은 지난 18일에 모여 최재성 총무본부장의 총선기획단장 임명 중단 요구를 포함, 조기 선대위 체제에 대한 이같은 의견을 교환한 뒤 문 대표도 다양한 경로로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재선의 우상호 의원이 22일 문 대표와 만나 이러한 안을 문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이후 수도권 의원들은 오후에 모여 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우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중론이 모아지면 따르겠다”며 “통합이 가시화되면 그만두는 것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 당내에서 의논을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김한길 전 대표에 대해 “야권 대통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김 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전 대표가 역할을 맡아주셔야 한다”고도 했다고 한다.

중재안은 비주류의 후속 탈당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며, 그 핵심은 김 전 대표의 탈당 차단이었다. 김 전 대표가 실제로 결행할 경우 그야말로 분당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후 문 대표는 다른 당내 의원들과 릴레이 면담을 갖고 의견수렴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문희상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이 이날 저녁 문 대표와 만나 조기 선대위 체제를 통해 당이 조기에 안정돼야 한다며 문 대표에게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들은 김 전 대표를 접촉, 조기 선대위 카드 수용을 요청하며 탈당을 만류했으나 김 전 대표는 “생각해보겠다”며 일단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들은 23일 낮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고 중재안 관철을 위한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는 여전히 문 대표의 사퇴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며 “(설득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주류측도 “너무 늦었다”, “이 정도로는 상황을 돌리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날 문 대표의 조기선대위 수용 소식을 듣고 “제 고민의 주제는 총선에서의 야권승리로 어떻게 정권교체까지 실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며 “고민 속에서 제 거취문제는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비주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분당 수순으로 접어든 마당에 이제 와서 조기 선대위로 수습될 일이 아니다”라며 “김 전 대표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조만간 결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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