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친박-비박 대치에 깊어지는 ‘침묵’

김무성, 친박-비박 대치에 깊어지는 ‘침묵’

입력 2016-02-03 13:33
수정 2016-02-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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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행보 주력하며 ‘거리 두기’…‘적전 분열’ 경계

“그건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일 친박(친박근혜)계 현역 의원들이 최근 자파 예비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잇달아 참석하면서 세몰이를 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잠시 고개를 숙인 채 질문을 곱씹어보고 나서 나온 짤막한 답변이었다.

이 장면은 4·13 총선 공천을 놓고 점점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친박-비박(비박근혜) 후보들 간 신경전을 바라보는 김 대표의 복잡한 심경을 잘 드러냈다는 해석이 많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양 계파 사이의 치열한 공천 신경전에 대해 김 대표가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당 대표로서 과열 경쟁 양상에 자제를 당부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비박(비박근혜)계의 좌장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메시지를 던졌을 때 오히려 주류 친박계의 반발을 부르면서 당내 분란이 더 커질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 속에 김 대표는 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 방문과 같은 민생 행보에 연일 집중하면서 공천 논란과 멀찌감치 거리를 두려는 듯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개소식 정치’ 논란의 중심에 친박계의 구심점인 최경환 의원이 서 있다는 점은 김 대표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TK) 지역의 친박 예비후보 개소식에 잇달아 참석하면서 비박계 TK 현역 의원의 물갈이를 정면으로 겨냥한 ‘작심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상황이다.

만약 이에 대해 직접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할 경우 친박-비박계의 리더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적전 분열’ 양상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점을 김 대표는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김 대표가 계속 침묵만 지키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 인사들은 “영남권에서 친박의 무리한 행동이 수도권 선거를 다 망치고 있다”며 김 대표에게 모종의 ‘액션’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의 몇 안 되는 중진 의원인 정두언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 대표가 친박 주류 측에 당당히 맞설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무성 대표가 왜 당당하지 않고 자신이 없는지 모르겠다”면서 “과감하게 그런 것(자기 사람 심기)은 막고 필요한 사람은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박 대통령과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진 중국 도자기와 축하 난, 한과 세트를 전달했다.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김 대표의 선물을 전달하면서 “대통령님 건강하시라”는 축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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