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유승민 전대·대선 영향력’ 우려했나

친박계 ‘유승민 전대·대선 영향력’ 우려했나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6-06-17 22:52
수정 2016-06-1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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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복당’ 극렬 반발 이유

비박·비주류·쇄신파 상징적 인물 부각… ‘당 정체성에 안 맞는 사람’ 생각도 여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왜 이토록 유승민 의원의 복당에 반발하는 것일까. ‘쿠데타’라는 표현을 쓰며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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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태흠 의원 사무실에서 전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에 대한 일괄 복당 허용 결정에 반대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태흠, 조원진, 이장우, 김진태 의원.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태흠 의원 사무실에서 전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에 대한 일괄 복당 허용 결정에 반대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태흠, 조원진, 이장우, 김진태 의원.
일차적으로는 유 의원의 입당이 당내 역학 구도에 큰 변화를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이미지로 굳어져 비박계를 비롯한 비주류, 쇄신파를 아우르는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따라서 친박계는 유 의원이 오는 8월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이어 내년 대선 국면까지 자신들이 당권과 대권을 쥐는 데 막강한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당권과 대권이 분리돼 있어 유 의원이 당 대표에 직접 도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다른 후보를 지지하거나 측근 의원들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충분히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한 친박 초선 의원은 “친박에는 유 의원의 존재 자체가 불편하다”면서 “당장 전당대회에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걸 바탕으로 대선까지 자기에게 맞는 영향력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우려도 여전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들은 유 의원이 당의 정체성과 안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당에 들어와서도 자기 목소리만 내며 번번이 당과 청와대와 부딪치면서 분란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재선의 김진태 의원도 “당에 들어와서 자기 정치를 할 사람이기 때문에 유 의원의 복당은 당을 화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분란을 더 키울 것”이라면서 “유 의원이 자기 정치를 안 하겠다고, 어떠한 영향력도 미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그전에 자기 정치를 한 것에 대해 사과한 뒤 복당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유 의원의 존재 자체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서 “박 대통령을 향한 변치 않는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의 맹주로 떠오르면서 세를 모으고 있는 것이 청와대에는 엄청난 위기감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6-06-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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