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통합당에 野 잠룡 엇갈린 평가
무소속 홍준표 의원(왼쪽부터), 권성동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0.6.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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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개원에 이어 국회 관례를 깨고 법제사법위원장을 힘으로 가져갔다. 승리의 웃음으로 상대에게 모멸도 안겼다”며 “민주당에 ‘민주’ 없다는 비판을 요즘 말로 ‘어쩔’로 치받을 정도로 뻔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민주당은 ‘의회주의자’ 김대중의 민주당도, ‘원칙주의자’ 노무현의 민주당도,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민주당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힘의 저울에서는 이긴듯 보이지만 민심의 저울에서는 지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눈 앞에 보이는 거대한 수의 힘을 두려워하지 말라.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의 끝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봤나”라며 “지더라도 민심을 얻으면 이기는 것이다. 민주당은 역사의 싸움에서는 부끄러운 패배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홍 의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통합당의 무능을 지적했다. 이는 최근 ‘킹메이커’를 자청하며 홍 의원의 복당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김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유례없는 국회 폭거를 당한 것은 민주당의 오만에서 비롯됐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야당이 깔보였고 무력했기 때문”이라며 “대선 후보는 내가 정한다며 당을 얕보고, 덤벼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야당을 보며 (민주당에) ‘앞으로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되겠다’는 자만심이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한 야당이 아니라 길들여진 야당을 만나 신난 것은 민주당”이라며 “앞으로 이런 상태는 계속 될 것이고, 협상하는 척만 하고 종국에 가서는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일당 독주 국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이외에는 2년 뒤 대선만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당분간 국민들 눈치를 볼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강한 야당으로 거듭 나는 것만이 살 길이다. 모양 갖추기에만 급급한 패션 야당은 5공 시절 민주한국당이 될 뿐”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