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외교 수단 된 ‘골프의 정치학’… 尹 ‘트럼프와 셀카’ 찍을까

친교·외교 수단 된 ‘골프의 정치학’… 尹 ‘트럼프와 셀카’ 찍을까

이민영 기자
입력 2024-11-12 02:22
수정 2024-11-1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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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의 골프 역사

노무현, 태릉 골프장에서 자주 즐겨
MB, 韓정상 첫 캠프데이비드 라운딩
김영삼·박근혜는 사실상 금지령도
尹, 검찰총장 오른 뒤 골프채 놨지만
MB·아베식 ‘친교’ 위해 다시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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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을 겨냥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프 외교’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2019년 5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앞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모습. 서울신문 DB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을 겨냥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프 외교’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2019년 5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앞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는 모습.
서울신문 DB


윤석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친교를 위해 골프 연습을 시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대 대통령의 ‘골프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이명박, 전두환, 박정희 등 ‘골프 애호가’ 대통령이 많았지만 근래 집권한 대통령들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외교에 맞춰 국익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에는 골프를 잘 치는 편이었는데 (검찰총장 등 고위직에 오르면서) 못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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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을 겨냥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프 외교’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타격을 하는 장면이다. 서울신문 DB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을 겨냥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프 외교’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타격을 하는 장면이다.
서울신문 DB


골프는 역대 대통령의 외교 및 친교 수단으로 자주 활용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청남대를 반환한 뒤 서울 태릉에 있는 골프장에서 자주 골프를 즐겼다.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 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함께 라운딩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골프는 참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말을 한 노 전 대통령은 최경주 선수를 비공개로 초청해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등 골프 대중화에 적극적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했는데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을 받은 것이었다. 두 정상은 개인적 친분이 두터워 부시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인천의 한 골프장에서도 동반 라운딩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모델을 고려해 골프를 다시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전 총리는 2019년 5월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당선인과 골프장에서 셀프 카메라를 찍으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골프와 선을 그은 대통령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골프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고 이는 사실상 금지령으로 해석됐다. 다만 임기 중반인 2015년 2월 “‘골프가 침체돼 있다’, ‘활성화를 위해 힘써 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다”며 금지령을 해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취임 직후 “재임 중 골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공직자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다. 태릉 골프장에는 공이 오른쪽으로 휘는 ‘슬라이스’를 자주 치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오른쪽 공간을 설계보다 넓힌 이른바 ‘박정희 존(zone)’이 존재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앞뒤 홀을 하나씩 비우고 라운딩을 해 ‘대통령 골프’라는 표현이 나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88 서울올림픽 후 국민들이 골프를 즐기도록 골프장 인허가 기준을 완화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골프 외교로 유명하다. 이 전 대통령은 고령에 집권한 관계로 직접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주한 외교사절을 위해 군자리 코스(현 서울어린이대공원 자리) 등 골프장 건설에 앞장섰다.
2024-11-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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