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 → ‘빅딜’ 합의 → 급제동 → 반전
지난해 12월 초 북한과 미국은 물밑협상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에 동의하고 미국은 24만t의 영양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은 ‘빅딜’에 합의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진행됐던 1, 2차 북·미 대화 때만 해도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 핵심 쟁점에서 공회전만 거듭했던 점을 감안하면 큰 진전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7일 김 위원장이 급작스럽게 사망하면서 5일 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3차 북·미 고위급 회담은 무산됐다. 당시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 내부 사정상 북·미 대화는 상당 기간 연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7월 말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1차 북·미 대화는 본 게임에 들어서기 전 탐색전이었다. 북한은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을 열어 UEP 등 주요 쟁점을 일괄 타결하자는 주장을 폈으나 미국은 우라늄 농축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등 선행조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해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3개월 뒤인 10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북·미 대화는 ‘본협상’의 성격을 띠었다. 이때도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핵심 사안인 우라늄 농축 중단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일부 쟁점에서 북한이 일부 진전된 입장을 내놓으며 3차 합의의 기반을 마련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2-03-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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