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미 동맹 최전방… 위험해도 의미 크다”

“아프간, 한·미 동맹 최전방… 위험해도 의미 크다”

이제훈 기자
이제훈 기자
입력 2015-03-11 00:00
수정 2015-03-11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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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주재 첫 여성 외교관 유명진씨

아프가니스탄은 많이 안정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탈레반의 위세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지난달 26일에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터키 대사관 차량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터키인 1명을 포함해 모두 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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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진 사무관
유명진 사무관
이렇게 치안이 불안한 아프간에서 처음으로 여성 외교관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시설 관리를 맡게 됐다. 주인공은 바그람 사무소 부대표로 임명된 유명진(33) 사무관.

오는 14일 현지로 떠나는 그녀는 외교부 내에서 잘나가는 주류였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외교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녀는 평화체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안보협력 등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주요 업무를 담당했다. 미국 워싱턴이나 뉴욕, 스위스 제네바 등 이른바 ‘알짜배기’ 공관도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선택한 곳은 남성도 근무하기 힘들다는 험지로 알려진 아프간이었다.

그녀는 “케냐, 모잠비크, 볼리비아 등의 험지 중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보람 있으면서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 고민하다 아프간을 선택하게 됐다”며 “아프리카에는 여성이 많이 진출했지만 아프간에는 아무도 없어서 저로 인해 길을 뚫고 후배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녀의 임무는 현지에 진출했다가 지난해 임무를 종료한 직업훈련원과 병원 등 지방재건팀(PRT)이 미군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무사히 철수하는 것을 돕고 시설을 관리하는 것이다. 바그람 기지 안에 설치된 이들 시설은 오는 6월 완전 철수할 예정이다.

최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극단주의자의 공격을 받아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지난해 카불을 포함해 아프간 전역에서 105건의 테러가 발생했다”며 “미군을 포함한 국제안보지원군이 철수하면 더욱 치안이 좋지 않을 것 같지만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10일 “한·미 동맹이라고 하면 대북 방어만 생각하지만 글로벌한 한·미 동맹 파트너십은 최전선에 있다”면서 “아프간 근무는 바로 한·미 동맹의 연장이고 최전방에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프간 주재 최초의 여성 외교관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밝힌 그녀는 “이미 구호단체 요원 등 40여명이 아프간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여성도 있다”면서 부끄러워했다. 유 부대표는 내년 8월까지 현지에서 근무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5-03-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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