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밝힌 北 현영철 처형 전말…”불경·불충죄”

국정원이 밝힌 北 현영철 처형 전말…”불경·불충죄”

입력 2015-05-13 10:17
수정 2015-05-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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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전격적으로 숙청된 정황을 보고했다. 현 인민무력부장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불충죄로 공개 처형됐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아래는 정보위 브리핑을 토대로 재구성한 국정원의 현영철 숙청 관련 보고 내용이다.

▲북한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이 4월30일경 비밀리에 숙청됐다. 현영철이 평양 순환구역 소재 강건 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사총으로 총살됐다는 첩보도 입수됐다. 수백명이 자켜보는 가운데 공개 처형했다는 내용에 무게를 상당히 두고 있다.

현영철 숙청 사유는 첫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 둘째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의 수차례 불이행과 태만, 셋째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졸고 있는 불충스러운 모습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입수됐다.

26일 사진에 현영철의 조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앉아있고, 그 옆에 황병서, 그 옆에 현영철이 앉아있었는데, 눈을 감고 있는 게 보인다. 현영철은 4월 27~28일 진행된 모란봉 악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30일 훈련일꾼대회 기념 촬영에는 불참했고,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모든 간부들의 동향을 모두 일일이 체크한다. 앉아있는 모습까지. 김정은의 핵심 간부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하고 있고,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등 공포 통치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으로는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정황으로 보면 모반 가능성보다는 불경 및 불충, 이른바 ‘유일영도 10대 원칙’에 있는 김정은 권위 훼손 3조다. 당 방침과 지시에 대한 집행 태만은 5조, 동상이몽·양봉음위, 즉 겉으로는 모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선 위해하는 게 6조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숙청 사유는 앞으로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현영철의 숙청은 과거 총참모장 이영호가 숙청된 2012년 2월 7일이나, 당 행정부장 장성택이 처형된 2013년 12월 때와 달리 당 정치국의 결정 또는 재판절차 진행여부 발표 없이 체포 후 3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북한은 최근 6개월 동안 현영철 외에 국방위 설계국장 마원춘, 총 참모부 작전국장 변인선, 당 재정경리부장 한광상 등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핵심 간부들을 숙청 또는 처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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