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위급 파격 방북… “北, 당 창건일 미사일 발사 않을 듯”

中 최고위급 파격 방북… “北, 당 창건일 미사일 발사 않을 듯”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5-10-04 23:08
업데이트 2015-10-0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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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윈산 상무위원 방북 의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류윈산(劉云山) 상무위원 방북 카드’는 파격적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양측의 고위급 교류는 2013년 초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과 대표적 친중파로 꼽혀 온 장성택에 대한 처형으로 사실상 끊긴 상황이었다. 중국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시진핑 체제 들어서는 처음이다.

앞서 2013년 7월 북한의 정전협정체결 70주년 기념행사에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을 보내기는 했지만, 최고지도부인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구성하는 7명 중 한 명인 류 상무위원과는 급이 완전히 다르다. 한층 격을 높인 것이다. 또 정부 대표단이 아닌 공산당 차원의 대표단을 꾸린 점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당 대 당 관계, 혈맹관계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류 상무위원은 공식적으로는 공산당 내 서열 5위로 분류되지만 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고 있는 데다 선전 부문을 장악한 그를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와 함께 실세 상무위원으로 분류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류 상무위원은 이번 방북 기간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시 주석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까지만 해도 베이징 외교가에선 “핵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고 이에 따라 중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더욱이 시 주석은 지난달 말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강행할 경우 제재할 뜻도 내비쳤다. 이 때문에 류 상무위원을 파견하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 측에 이미 통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최고지도부의 일원이 방문하는 마당에 미사일을 발사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양국이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문제를 고리로 모종의 협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북중 관계의 틈이 더욱 벌어지는 것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류 상무위원을 ‘소방수’로 긴급 투입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베이징의 한 관측통은 시 주석이 미국 방문 기간 중 이례적으로 직접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경고를 보낸 상황에서 중국이 아무런 조건 없이 상무위원을 파견키로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최소한 일정 기간 동안에는 쏘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10-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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