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방전 전자발찌 부착하고 초등생 유인

배터리 방전 전자발찌 부착하고 초등생 유인

입력 2011-09-23 00:00
업데이트 2011-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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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관찰소, 전자발찌 방전돼도 “규정 없다” 경찰에 통보 안해

부산에서 미성년자를 유인한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전자발찌를 부착한 20대가 또 초등학생을 유인해 만 24시간 이상 데리고 다니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부산보호관찰소는 피의자의 모친으로부터 “아들이 귀가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고, 전자발찌의 배터리가 방전됐는데도 “규정이 없다”며 경찰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우범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22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와 부산보호관찰소에 따르면 지적장애 3급인 천모(24)씨는 지난 21일 오후 4시쯤 부산진구 당감동 온종합병원 앞에서 친구와 함께 귀가하는 이모(9)군에게 “해운대를 구경시켜 주겠다”고 유인했다.

천씨는 이어 이군과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밤을 새운 뒤 부산 사하구 신평동 등지를 데리고 다니다 22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진구 부암동 지하철역 앞에서 잠복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천씨는 미성년자를 7차례나 유인한 전과가 있고, 지난 7월8일에도 같은 범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전자발찌를 2년간 부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이군을 유인한 것이다.

부산보호관찰소는 22일 오전 1시20분쯤 천씨의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자정이 넘었는데 귀가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고, 위치를 추적해 1시간쯤 뒤에 직원 2~3명을 해운대 아쿠아리움으로 파견했으나 경찰에 협조요청은 안했다.

이 사이인 오전 2시26분쯤 천씨의 전자발찌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오전 6시까지 주변을 수색했지만 근처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있는 천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게다가 보호관찰소 측은 경찰이 천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사실확인을 요청한 오전 11시쯤까지 경찰에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다.

천씨를 조기에 검거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이에 대해 부산보호관찰소의 한 관계자는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을 때는 경찰에 곧바로 통보하지만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는 법적으로 경찰에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면서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기전까지는 천씨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천씨가 이군을 납치하기 직전인 21일 오후 3시10분에도 부산진구 가야동에서 8세 남자 어린이를 유인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을 확인하고, 천씨에 대해 미성년자 유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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