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150개, ‘컨’ 차량 찾지 못해 발 묶여
화물연대 파업(집단 운송거부) 여파로 부산항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환적화물 처리에도 차질이 생겼다.환적화물은 도로나 창고 등 육지 시설은 사용하지 않고 항만 내에서 배만 바꿔 싣고 떠나는 화물로 항만사용료와 하역료 등 수입은 고스란히 챙길 수 있는 고부가가치 화물이다. 부산항은 북항과 신항으로 나뉘어 있지만 빠른 환적시스템에 강점을 갖고 있다.
28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중국해운의 환적화물 150개(약 6m 짜리 컨테이너 기준)가 운송수단을 구하지 못해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첫날인 25일 중국해운 컨테이너 선박이 부산신항 현대상선부산신항터미널(HPNT)에 환적화물 50개를 내려놨다. 평소 이 화물은 컨테이너 차량으로 인근 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BNCT)로 옮겨진뒤 다른 배에 선적돼 유럽으로 향했겠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차량을 구하지 못해 나흘째 발이 묶여 있다.
다음 날 부산항 북항 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KBCT)에 도착한 중국해운 컨테이너 선박이 싣고 온 화물 100개도 부산신항에 있는 부산신항만(PNC)으로 운송되지 못했다. 육상운송을 맡았던 컨테이너 차량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화물은 부산항에서 다른 배로 바꿔 탄 뒤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다.
더 큰 문제는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많은 선박들이 환적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찾을 예정이라는 점이다. 파업이 계속되면 컨테이너 환적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화물주인이나 선사가 아예 부산항에 기항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부산항의 대외 신인도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산항은 지난해 세계 5위 컨테이너항만 자리를 지켰고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환적항만에 올랐다. BPA는 외국 글로벌 선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출입화물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환적화물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BPA의 한 관계자는 “군 컨테이너 차량 지원이나 야드트랙터를 활용해 빠른 시간 내 환적화물이 처리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운송거부가 이어져 환적화물이 대량으로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 부산항의 신뢰도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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