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10대,납치·강요없이 스스로 시리아 접경 이동”

“실종 10대,납치·강요없이 스스로 시리아 접경 이동”

입력 2015-01-21 14:07
수정 2015-01-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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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호텔 떠난 뒤 휴대전화 통화 사실 확인”…전화 상대방 추적중

터키의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18) 군이 납치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경찰이 잠정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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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실종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발표
터키 실종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발표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정재일 국제범죄수사1대장이 ’터키 실종 한국인 10대’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계정의 이용자와 대화한 내용, 한국에서 킬리스 모 호텔까지의 여행 일정을 본인이 주도하고 부모에게 여행 목적을 속인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경찰은 또 김군이 터키 현지의 호텔을 떠난 날 오후에 본인의 휴대전화로 터키 휴대전화 번호로 통화한 사실도 밝혀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터키 실종 한국인 10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김군이 터키에 도착한 후인 지난 9일과 10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두 차례 현지 휴대전화번호인 ‘15689053********’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첫번째 통화는 김군이 가지안텝프 호텔에 체크인 하기 전후인 9일 오전 8시2분께 이뤄졌다.

특히 10일 두번째 전화통화는 김군이 오전 8시30분 신원 미상의 남자와 시리아 번호판을 단 택시를 타고 킬리스 호텔을 떠난 후인 오후 1시47분에 이뤄져 김군 행적을 밝힐 수 있는 주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군은 당시 이 택시를 타고 킬리스 동쪽으로 약 25분 거리인 베리시에 마을의 시리아 난민촌에 내렸다.

경찰은 김군이 9일 첫 통화를 통해 이튿날 오전 만남을 약속하고 10일 신원미상의 남자의 안내로 시리아 난민촌으로 이동하고서 재차 터키 전화번호 상의 인물로부터 지령을 받아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경찰이 김군 휴대전화로 연락했을 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와 김군 실종 후에도 김군의 휴대전화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군이 통화한 번호는 트위터 대화명 ‘Afriki’가 알려 준 ‘하산’의 전화번화와 다른 번호로, 슈어스팟을 통해 알게 된 번호로 추정된다.

한국과 터키 경찰은 이 전화번호의 수신자 신원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한 컴퓨터 분석 결과 김군은 지난해 10월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 ‘habdou****’과 수차례 IS 가입 방법 등에 대해 대화했다.

트위터 대화명이 ‘Afriki’인 이 계정의 인물은 김군에게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이란 형제에게 연락하라”라며 그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경찰은 ‘Afriki’가 지난해 10월 15일 김군에게 “슈어스팟(surespot)에서 ‘ga***’를 찾으라. 그가 너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대화 내용을 복원했다.

슈어스팟은 보안성이 높은 SNS로 IS가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채팅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위터에 IS 관련 내용이 없어 경찰은 김군이 슈어스팟으로 ‘ga***’과 대화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군은 또한 터키 여행정보, IS 관련 신문기사 등 65개 사이트를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했고, 지난 1년간 IS,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의 단어로 517회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군 부모의 부탁을 받고 ‘보호자’ 자격으로 김군과 터키에 같이 간 홍모(45) 씨조차 이 여행의 목적지를 몰랐으며, 부모도 ‘터키 여행을 한뒤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는 김군의 말을 지난해 10월에 듣고 여행을 보내줬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확인된 바 없다”며 “김군이 IS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다수 자료가 확인됐으나 실제 가담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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