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병상 찾아 600㎞…132번 환자 에크모 떼고 완쾌

음압병상 찾아 600㎞…132번 환자 에크모 떼고 완쾌

입력 2015-07-02 16:01
수정 2015-07-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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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급격히 건강 상태가 악화하는 와중에도 음압격리병상을 찾아 무려 600㎞를 이동해야 했던 환자가 건강을 되찾고 퇴원했다.

서울보라매병원은 132번(55) 환자가 20일 동안의 사투 끝에 메르스에서 완쾌돼 퇴원했다고 2일 밝혔다.

당시 이 환자가 음압격리병상을 찾아 헤맨 여정은 듣는 사람을 아찔하게 한다.

부인 간병차 삼성서울병원에 들렀다 메르스에 노출된 이 환자는 지난달 11일 춘천 자택에서 격리중에 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해당 지역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격리 시설이 없던 이 병원은 환자를 받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환자는 구급차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당시 삼성서울병원도 격리 병실이 없어 이 환자를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서울에서 춘천 집으로 돌아간 이 환자는 결국 집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후 강릉의료원으로 급히 이송됐지만 상태가 악화해 더 큰 병원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었다.

수소문 끝내 도착한 곳이 서울시 보라매병원이었다.

이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11일은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가 100명을 넘어서 국내 음압병상 수용 한계치를 위협하던 때였다.

보라매병원 음압병상에 누울 때까지 그가 헤맨 거리는 자그마치 600㎞. 그 과정에서 이 환자를 이송하던 간호사(179번 환자·강릉의료원)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도 했다.

가까스로 보라매병원에 도착했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미 환자의 폐 기능이 크게 손상돼 있었다. 일반 공기(산소 농도 21%)가 아닌 농도 100%짜리 산소 가스를 주입해야 간신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도 차도가 없자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에크모(기계로 폐기능을 대신해주는 장치)를 부착했다.

보라매병원은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등 교수진의 협동진료와 중환자 전담 간호사 등을 집중 투입해 환자 살리기에 전력을 다했다.

한때 중태였던 이 환자는 오랜 투병 생활에 따른 기력 감퇴 현상을 제외하면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는 “15분만 병원 도착이 늦었어도 사망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보라매병원 박상원 교수(감염관리실장)는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큰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우리나라 공중보건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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