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해외 도피’ 막 내린 조희팔 오른팔 강태용

‘7년간 해외 도피’ 막 내린 조희팔 오른팔 강태용

입력 2015-12-16 10:34
업데이트 2015-12-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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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 금융다단계 사기 지휘한 브레인…수사 무마 로비 검찰 “강씨 조사가 사기사건 실체 규명에 열쇠”

지난 10월 초 중국에서 붙잡혀 16일 국내로 송환되는 강태용(54)은 조희팔의 ‘오른팔’로 사실상 금융다단계 유사수신 사기를 진두 지휘한 인물이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 단체인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에 따르면 강태용은 사기 주범이자 범죄 수익금 관리 총책으로 사건 발생 직전인 2008년 9월께 약 2조원의 범죄 수익금을 숨긴 뒤 같은 해 11월 중국으로 달아났다.

이어 강태용은 같은 해 12월 9일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도운 뒤 다롄(大連), 칭다오(靑島), 쑤저우(蘇州) 등에서 호화 생활을 했다고 한다.

강태용은 1980년대 초 대구 모 고교를 졸업한 뒤 지역 국립대 인문계열에 입학해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피해자들은 강태용이 다단계 교육센터에서 강의할 때마다 모 국립대를 수석 졸업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조희팔과는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이기 전부터 ‘형님, 동생’ 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조희팔이 2004년 다단계 업체를 세우고 사업을 확장하는데 강태용이 브레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 나돈다.

그는 대구와 인천, 부산에 기반을 둔 유사수신 업체 부사장을 맡는 등 조희팔 업체의 자금과 로비를 담당하고 새 사업을 기획하는 등 최고 실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2006년께 조희팔 사기 행각이 조금씩 드러나고 검찰과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검찰에 포진한 고교 동창을 십분 활용했다.

고교 동기인 김모(54) 부장검사에게 2억 7천만원을 주고 1년 선배인 오모(54) 검찰 서기관에게는 15억원이 넘는 뇌물을 건네는 등 수사 무마를 시도했다.

정모(40) 경사에게 1억원을 건네는 등 경찰을 상대로 한 전방위 로비도 빼놓지 않았다.

2008년 말 강태용을 비롯한 조희팔 일당이 검찰과 경찰이 지명 수배하기 전에 중국으로 도망간 뒤 수 년 간 잡히지 않은 배경엔 뇌물을 받은 검·경 인사들의 수사 방해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태용은 자기 가족도 범행에 가담케 했다.

그의 동생 강호용(47)은 조희팔 최측근 4인방 가운데 한 명이다고 할 정도의 핵심 인물로 강태용과 함께 중국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3년 뒤인 2011년 12월 중국 옌타이에서 공안에 붙잡힌 뒤 국내로 송환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그의 매제인 배상혁(44)은 조희팔 업체 전산책임자로 있으며 사기 범행을 도운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았으나 7년간 유유히 전국을 돌아다니다 최근에야 붙잡혀 구속됐다.

검찰은 강태용이 4조원대 사기 사건의 전말을 진술할 수 있는 핵심 인물로 보고 그를 상대로 강도높은 수사를 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그는 평소 정치권 실력자들과 각별한 친분이 있다고 과시했다고 한다. 따라서 로비 장부도 갖고 있을 거라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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