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피눈물 흘리게 만든 비리 농협 임직원

축산농가 피눈물 흘리게 만든 비리 농협 임직원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5-12-30 13:48
수정 2015-12-30 13: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검찰, 중앙회 임직원 등 25명 기소

 수백만 농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자기 잇속만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올 8월부터 4개월간 농협 비리를 수사해 10명을 구속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 가운데 농협 전·현직 임직원은 13명에 달했다.

 검찰은 올해 9월 농협 납품 대가로 사료업체 대표 고모(58)씨에게 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농협 축산경제 전 대표 이기수(6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농협중앙회 소속이던 고씨는 자회사인 농협사료에 파견 근무하다 올 1월 퇴직하고서 사료첨가제업체를 차렸다. 이 전 대표는 축산경제대표 선거에 도움을 준 고씨가 관련 업체를 설립해 독립할 수 있도록 돕고 농협사료측에 압력을 넣어 일감을 몰아줬다.

 또 타인 명의로 직접 사료업체를 세운 뒤 다른 업체와 지역농협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로 2억70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2007∼2008년 축산경제 대표를 지낸 남모(71·구속기소)씨는 특정 사료업체의 농협 납품 물량이 유지되도록 힘써주고 8000만원을 챙겼다. 남씨는 월간 납품물량 90t 이상이면 월 1000만원, 그 이하는 1㎏당 100원씩을 받았다.

 이외에도 농협과 거래를 시도한 사료업체들이 농협 임직원을 상대로 벌인 다양한 금품 로비가 확인됐다. 이런 로비 자금은 사료값에 그대로 반영돼 축산농가에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농협중앙회의 건축 분야 자회사인 NH개발에서도 인사와 공사 수주 등을 둘러싼 금품 거래가 드러나 전 대표 유모(63)씨와 건설사업본부장 출신 성모(52)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 측근 비리와 관련해서도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 등 6명을 기소했다.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손씨는 농협과 거래하는 특정 업체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2억1311만원을 챙겼다.직계 형제나 지인들이 고정 수익이 보장된 하나로마트 매장에 입점하도록 특혜를 주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이 비리에 연루됐는지도 살펴봤으나 특이점을 찾지는 못했다”면서 “특정인을 겨냥하기보다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농협의 구조적 비리를 파헤치고 시정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