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비자금 의혹업체, 사업 1건 따낸 뒤 자진폐업

용산개발 비자금 의혹업체, 사업 1건 따낸 뒤 자진폐업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6-02-25 13:06
수정 2016-02-2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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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창구 역할 했는지에 초점... 손모씨 주말쯤 소환키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의 최측근 손모씨를 주목하고 있다. 손씨가 실질 운영주로 있던 폐기물처리업체 W사가 비자금 창구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손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W사에 입출금된 자금 흐름과 용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씨는 회삿돈 횡령 및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손씨는 용산 사업이 본격화하던 2010년 타인 명의로 헐값에 W사를 인수했다. 당시 W사는 이렇다 할 사업 실적이 없는 영세업체였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이듬해 7월 W사를 협력업체로 낙점했다. 이 ?문에 당시 허 전 사장이 손씨와 W사의 뒤를 봐준다는 소문이 돌았다. 허 전 사장이 삼성물산에 요청해 W사에 일감을 몰아준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W사는 2010년 7월 사업 주관사인 삼성물산으로부터 127억원 규모의 폐기물 처리 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용산개발 관련 사업 1건만 수주한 후 자진 폐업했다. 결국 손씨가 인수한 뒤 이 회사의 사업 실적은 1건으로 남았다. 검찰은 특정 업무를 위해 설립했다가 그 임무가 끝나면 해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처럼 ‘단타성 법인’으로 운영됐는지를 밝힐 예정이다.

검찰은 이 업체가 삼성물산에서 받은 사업비 100억여원 가운데 20억원대 현금이 빠져나간 점도 주목하고 있다. 개발사업체를 위장한 ‘비자금 저수지’ 역할을 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손씨는 허 전 사장이 일선 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교분을 쌓은 인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허 전 사장은 이 같은 관계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주말쯤 손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W사의 인수 및 폐업 경위와 사업 수주 과정,사업비의 사용처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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