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현병 환자 제지하다 순직한 고 김선현 경감 딸, 경찰관 된다

[단독]조현병 환자 제지하다 순직한 고 김선현 경감 딸, 경찰관 된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12-21 11:18
업데이트 2018-12-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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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김성은씨, 4번째 도전 만에 순경 합격...29일 입교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7월 8일 주민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순직한 고 김선현 경감을 추모하는 글이 당시 경찰청 블로그 ‘폴인러브’에 게시됐다. 고 김 경감의 장녀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경찰관으로 오는 29일부터 정식 교육을 받는다.
경찰청 제공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지난 7월 난동을 부리던 조현병 환자를 제지하던 중 순직한 경북 영양경찰서 소속 고(故) 김선현 경감의 딸이 아버지를 이어 경찰관이 된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고인의 장녀 김성은(22)씨는 지난달 23일 순경 공채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김씨는 오는 29일부터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경북경찰청 소속 경찰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 왔다”고 말했다. 영남이공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찰 시험을 준비했고, 4번째 시험 응시만에 당당히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김씨는 최종 합격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는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펑펑 울었다고 했다.

지난 9월 1일 필기 시험을 두 달여 앞둔 7월 8일, 아버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순직했다는 비보를 전해 들은 그는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 ‘공부를 계속 하는게 맞나’라고 생각도 했지만 어머니와 남동생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해줬다”면서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도 ‘딸이 경찰이 되는 걸 원하실 것’이라는 얘기에 힘을 내 달려왔다”고 말했다.

친구들도 필기 시험 합격자 명단에 김씨 이름 석자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공부하는 줄 몰랐다”면서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축하 인사를 했다고 한다. 김씨는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걱정도 된다”면서 “경찰관이 되면 지구대, 파출소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뒤 수사과에서 역량을 발휘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는 26일 양태언 영양경찰서장은 고 김 경감의 자택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김씨의 경찰 시험 합격을 축하한 뒤 위문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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