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공군참모총장, 가해자 구속 검토 지시” 문건 공개

군인권센터 “공군참모총장, 가해자 구속 검토 지시” 문건 공개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4-27 15:53
업데이트 2022-04-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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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사 유족 “공정한 인사가 특검 맡아야”

부대 내 성폭력으로 고통을 받다 사망한 고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가 “지난해 오늘 딸이 생일을 맞아 보낸 문자를 아내가 가족 단톡방에 공유했다”며 언론에 공개했다. 유족이 공개한 카카오톡을 보면 이 중사는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도 자신의 어머니에게 “자신을 낳아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카카오톡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부대 내 성폭력으로 고통을 받다 사망한 고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가 “지난해 오늘 딸이 생일을 맞아 보낸 문자를 아내가 가족 단톡방에 공유했다”며 언론에 공개했다. 유족이 공개한 카카오톡을 보면 이 중사는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도 자신의 어머니에게 “자신을 낳아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카카오톡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 사망 사건 수사 초기에 공군참모총장이 가해자 구속 검토 지시를 내렸는데도 공군 법무라인 지휘부가 이를 무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군인권센터가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7일 이예람 중사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성용 당시 공군참모총장이 지난해 6월 7일 국방부 감사관실에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중사 사건 진상을 조사할 특별검사에 국방부, 공군 수사 관계자와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건을 보면 이 전 총장은 이 중사가 숨진 지난해 5월 22일 공군 군사경찰단장의 보고로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했다. 이 전 총장은 다음날인 23일 유족이 2차 가해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점을 보고받고 군사경찰단장과 중앙수사대장에게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이 전 총장은 24일 주간상황보고회의에서 “엄정하고 강력한 수사를 하라”고 구두로 지시하고 회의 이후에도 공군본부 법무실장과 군사경찰단장을 따로 불러 엄정 수사 및 가해자 구속 수사 검토를 재차 지시했다고 문건에는 나와 있다.

이 전 총장은 25일 사안이 엄중하다는 판단에 따라 훈령상 지휘보고 사항이 아니었는데도 유선으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참고보고까지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첩된 후인 지난해 6월 2일에야 가해자가 구속됐다.

군인권센터는 “참모총장이 직접 구속과 수사를 지시한 데다 장관에게까지 보고된 사안을 실무 부서에서 1주일이나 뭉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수사 관계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엄정 수사 지시를 내린 총장은 사퇴했는데 정작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이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여전히 공군 법무라인을 지휘하고 있으니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중사 아버지도 “공군 법무실장이 직속상관의 지시에 따라 구속 수사했다면 가해자가 처벌되고 특검까지 안 갔을 것”이라며 “공정한 인사가 특검을 맡아 신속히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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