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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견 같냐’ 묻더니 다음날 파양 글… 4개월 키워놓고” [넷만세]

“‘순종견 같냐’ 묻더니 다음날 파양 글… 4개월 키워놓고” [넷만세]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6-15 11:44
업데이트 2023-11-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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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주 카페 ‘강사모’서 파양 의혹 나와
견종 묻더니 파양 사이트에 같은 사진 올려
“무료 분양·책임비 5만원… 평생 키울 분”
네티즌들 “파양 후 순종견 입양할 듯” 비판
반려인 22.1% “파양 고려한 경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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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자료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아이클릭아트 제공
강아지 자료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아이클릭아트 제공
자신의 강아지가 ‘순종견’처럼 보이는지 온라인상에 물어본 반려인(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이튿날 바로 파양 사이트에 파양 글을 올려 반려견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 반려견주들이 모인 네이버 대형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강사모)에는 전날 이 카페에서 자신의 반려견 견종을 묻던 한 회원이 하루 만에 파양 사이트에서 파양을 희망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B씨가 전날 강사모에 적었던 글·사진과 한 파양 사이트에 게시된 글·사진을 차례로 올리며 두 사진이 동일한 사진임을 보여줬다.

앞서 B씨는 강사모에 “포메라니안 여아인데 3~4㎏ 되는 것 같다. 이제 6개월 돼가는데 키도 크고 몸길이도 엄청 길다. 포메라니안일까요, 폼피츠(포메라니안+스피츠 교배종)일까요”라는 글과 함께 하얀색 강아지 사진을 올렸다.

B씨의 글에는 폼피츠인 것 같다는 강사모 회원들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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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대구펫쇼와 함께 열린 애견 미용 대회에서 참가자가 모델견의 털을 다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9 연합뉴스
9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대구펫쇼와 함께 열린 애견 미용 대회에서 참가자가 모델견의 털을 다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9 연합뉴스
바로 다음 날,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파양 사이트에 같은 강아지 사진을 첨부하면서 “강아지 무료 분양, 포메라니안 무료 분양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22년 12월생으로 2023년 2월 전문 애견숍에서 분양받았다. 접종 모두 마쳤고 광견병까지 주사 맞았다”며 “중성화는 첫 생리 끝나고 해야 한 대서 아직 안 했다”고 설명했다.

강아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이어가던 그는 특히 “분양계약서 포메라니안 확인 가능하다. 포메라니안 키워보신 분께 분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 견 키우는 곳은 사절한다. 오로지 ○○(강아지 이름)만 키울 수 있는 가정에 보내고 싶다. 책임비 5만원은 ○○가 잘 크고 있는지 확인 후 물품으로 보내겠다. 파양되지 않고 평생 행복하게 키워주실 분 연락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글에 대해 “순종 아닌 것 같다는 댓글들만 보고 3~4개월 동안 함께한 아이를 바로 파양한 것이냐”며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 아기 땐 예쁘니까 데려왔다가 크니까 폼피츠 같아서 버리냐”며 분노했다.

또 “파양 글도 어이없다. 자기도 파양하면서 파양하지 않게 키울 사람을 구한다니. 파양하면 애기가 쓰던 용품을 하나도 안 준다? 다시 펫숍에서 또 새로운 새끼 강아지를 사오려는 생각이라고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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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자료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제공
강아지 자료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제공
A씨의 글에는 B씨에게 공분하는 강사모 회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강사모 회원들은 “파양하면서 사진·영상 꾸준히 보내라는 건 무슨 심보일까. 경악스럽다”, “자기가 속아서 펫숍에서 아무 생각 없이 데려와놓고 품종견 아니니 버린다? 4개월이나 키웠으면 본인 강아지인데. 파양해 놓고 순종 포메라니안 데려오겠지. 소름이다”, “꼭 순종이어야 하나. 몇 달 키운 가족인데” 등 댓글을 달았다.

이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서는 “품종 따지는 거 봐서는 수명대로 키워본 적 없나 보다. 품종이고 겉모습이고 뭐고 그냥 내 옆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뛰어다녀 주는 게 최고다”, “저놈의 책임비는 빠지질 않네. 무료분양이라면서”, “그냥 액세서리로 개 키우는 사람들” 등 반응이 나왔다.

‘웃긴대학’(웃대)에서는 “폼피츠인 거 알았으면서 파양할 때 포메라니안이라고 하네”, “저렇게 밝게 웃는 애를 파양하고 싶을까”, “하물며 사람 아기 입양 보낼 때도 포기각서 쓰고 영영 이별하는데 애완동물 분양 글은 정기적인 사진·영상 요구하더라” 등 비판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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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시민의숲에서 열린 반려견 놀이터 개장 축제에서 한 반려견이 공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11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시민의숲에서 열린 반려견 놀이터 개장 축제에서 한 반려견이 공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6.11 연합뉴스
한편 국내 반려인 5명 중 1명은 기르고 있는 동물의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을 고려한 적 있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9월 13∼26일 전국 20∼64세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해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인 22.1%는 기르는 것을 포기하거나 파양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파양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물건훼손·짖음 등 동물의 행동문제’가 28.8%로 가장 많았다. ‘예상보다 지출이 많아서’(26.0%), ‘이사·취업 등 여건 변화’(17.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병원비를 포함해 마리당 월 평균 15만 38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약 12만원보다 3만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개(평균 18만 2600원)보다 고양이(13만 7600원)의 비용이 적게 들었다.

동물을 입양한 경로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음’이 40.3%로 가장 많았고 ‘펫숍에서 구입’(21.9%), ‘지인에게 유료로 분양’(11.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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