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7중 추돌’ 포르쉐…대마 흡입하고 환각 질주

‘해운대 7중 추돌’ 포르쉐…대마 흡입하고 환각 질주

김정한 기자
입력 2020-09-16 01:20
수정 2020-09-16 02: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40대 운전자 사고 전 차 안에서 피워
시속 140㎞… 추돌 전 2차례 더 사고
차량서 발견된 통장 60개 수사 검토

이미지 확대
지난 14일 오후 5시 43분쯤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 교차로 7중 충돌 사고 현장. 부산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후 5시 43분쯤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 교차로 7중 충돌 사고 현장. 부산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40대 운전자가 대마를 흡입하고 ‘환각 질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운전자는 사고 후 지인을 통해 차량 블랙박스를 먼저 빼돌리는 등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도 나왔다.

부산경찰청은 포르쉐 운전자 A씨를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입건,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소변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서 “A씨가 동승자가 소지한 대마를 건네받아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씨는 동승자를 만나기 위해 차를 몰고 나와 차 안에서 대마를 건네받은 뒤 바로 흡입했으며, 차에 남아 있는 대마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7중 추돌 사고 직전 2차례 더 사고를 내는 등 도심에서 비정상적으로 질주했다. 지난 14일 오후 5시 43분쯤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 교차로 7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570m 정도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일대에서 1차 사고를 냈고, 500m를 달아나다가 중동 지하차도에서 앞서가는 차량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사고 때 도로에 정차한 아우디 승용차의 좌측면을 충격했고, 지하차도 2차 사고 때는 토러스 차량 후면을 추돌했다”고 밝혔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주변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쉐가 약 160m 정도 거리를 불과 3초 정도 만에 이동하며 추돌하는 모습 등이 보여 7중 추돌 사고 직전 속력은 최소 140㎞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타이어가 끌린 자국(스키드마크)이 없어 A씨는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사고 직후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차량 파손이 너무 심해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하고 서비스센터에 보낸 사이 A씨가 지인을 시켜 블랙박스를 꺼내 갔다가 경찰 추궁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차 안 가방에서 통장 60여개가 발견된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마약 관련으로 차량을 수색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물건(통장)이라 수사 여부를 법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20-09-16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