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는 성공했다”… 46년 만의 응답

“KIST는 성공했다”… 46년 만의 응답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6-02-25 23:42
수정 2016-02-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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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사이언스 “개도국 모델?” 2016년 이병권 원장 기고로 답변

1970년 3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는 필립 보페이 기자의 ‘한국과학연구소, 개발도상국의 모델일까?’라는 기사가 실렸다. 4년 전(1966년 2월) 아시아의 작은 개발도상국에 세워진 연구소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본 분석기사였다. 대상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전신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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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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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응답’
2016년 ‘응답’  
KIST가 설립됐던 1960년대 중반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100달러가 채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은 고작 8700만 달러(당시 가치로 약 235억원)에 불과했고 산업연구는 전무했다. 당시 국내에는 80여개의 정부와 민간 과학연구기관이 있었지만 대부분 존재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보페이 기자는 “총 2400만 달러가 투입된 KIST 건립은 한국의 과학기술과 산업화 기술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KIST 설립 아이디어를 제시한 미국 대통령 과학자문관 도널드 호닉 박사의 입을 빌려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과 박정희 한국 대통령의 합의로 설립된 KIST 같은 형태의 연구소는 본 적이 없으며 ‘다른 개발도상국에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그로부터 만 46년이 지난 올해, 사이언스는 KIST 이병권 원장의 특별기고를 2월 26일자로 실었다. ‘KIST 창립 50주년, 기적을 넘어’라는 제목의 기고는 46년 전 사이언스의 전망과 비교할 때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격세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원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의 후유증과 경제난으로 극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2015년 기준 국민소득 2만 7000달러, 2016년 정부 R&D 예산 12조 6380억원 등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로 초고속 성장하게 된 것은 과학기술 덕분이며 그 뒤에는 국내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인 KIST 설립이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KIST를 모태로 한 1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개발과 상용화 노력으로 농업 중심 경제를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 기계·부품, 석유화학 등을 포함한 기술기반 산업경제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2-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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