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의 두 번째 올림픽... 다시 조여 맨 끈, 다시 날 세운 꿈

최민정의 두 번째 올림픽... 다시 조여 맨 끈, 다시 날 세운 꿈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5-26 22:30
업데이트 2021-05-2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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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향하는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

천부적 재능에 안주하지 않는 ‘노력형’
코로나 상황에 준비 힘들었던 선발전
심석희 이어 2위로 올림픽行 재탑승

평창 때 실격으로 놓친 銀, 눈물로 삼켜
빌미 안 주도록 이젠 손 안 짚고도 나가
두 번째 올림픽, 경험의 힘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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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이 25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 빙상장의 은반 위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이 25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 빙상장의 은반 위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3·성남시청)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제대로 보여주는 선수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연습량을 바탕으로 늘 세계무대에서 최정상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갖췄음에도 스스로를 ‘노력형 선수’로 평가하는 최민정이 다시 스케이트화 끈을 바짝 조여 매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최민정은 지난 9일 마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심석희(24·서울시청)에 이어 종합 2위로 올림픽 개인전 출전 티켓 3장 중 하나를 따냈다. 최민정의 기량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였지만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코로나19 때문에 선발전 준비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25일부터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 빙상장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한 최민정은 “훈련장 이용에도 제한이 있었고 여러 가지가 바뀐 환경에서 선발전을 준비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불안함이 없지 않았지만 최민정은 훈련량을 믿었다. 새벽 5시 30분부터 몸을 풀고 6시부터 빙상훈련을 시작해 이후 지상 운동을 하고 다시 저녁 8시까지 빙상훈련을 하는 만만치 않은 훈련을 반복했다. 최민정은 “훈련을 열심히 해왔으니 힘든 만큼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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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가운데)이 2018년 2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캐나다의 킴 부탱과의 접촉 모습. 최민정은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이 접촉으로 인해 실격됐다. 연합뉴스
최민정(가운데)이 2018년 2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캐나다의 킴 부탱과의 접촉 모습. 최민정은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이 접촉으로 인해 실격됐다.
연합뉴스
이번에 다시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최민정은 2018 평창대회에서 아쉬웠던 기억을 만회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당시 최민정은 여자 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손을 짚는 과정에서 킴 부탱(캐나다)의 몸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눈물을 참아가며 입술을 떨던 스무 살 최민정의 인터뷰는 많은 팬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최민정은 “평창 때 실격 이후로 손을 안 짚고 나갈 수 있게 됐다”면서 “그 뒤로는 그걸로 실격을 받은 적이 없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평창 때는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던 거라 긴장도 많이 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베이징은 두 번째 출전하는 거니까 경험을 살려서 경기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평창에서 1500m, 3000m 계주 2관왕에 오른 최민정은 올림픽 메달 이야기가 나오자 계주에 대한 책임감을 먼저 강조했다. 함께 열심히 한 선수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최민정은 “개인 종목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한테 있지만 계주는 결과를 다 나눠갖기 때문에 다른 선수한테 피해가 안 가려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종목 메달 목표를 묻자 노력형 선수답게 최민정은 구체적인 목표 대신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민정은 “평창 때와 마찬가지로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려고 한다”고 답했다.

밝은 표정으로 주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던 최민정은 링크에서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달라진 눈빛으로 스케이트를 탔다. 최민정은 “재밌는 경기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5-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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