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 부담 ‘워킹맘’, CEO 진출은 꿈

출산·육아 부담 ‘워킹맘’, CEO 진출은 꿈

입력 2012-08-16 00:00
업데이트 2012-08-1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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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의 등기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 기회가 적다는 뜻이다.

한국사회의 관습 탓에 출산·육아 부담이 큰 여성으로선 회사 안에서 경력을 차곡차곡 쌓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상당수 회사 안에 남아 있는 성별에 따른 편견과 승진 차별 문제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16일 여성의 출산·육아 부담을 줄이고 ‘유리 천장’을 걷어내려면 기업과 정부가 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시각을 바꿔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산·육아에 편견에 묶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우리나라 100대 상장사(일부 지주회사 등 제외)의 전체 등기임원 813명(중복 포함) 가운데 여성은 12명(1명 중복)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의 여성 평균 근속기간은 7.4년으로 남성(11.7년)보다 4.3년이나 짧았다.

여성에 대한 구습적인 편견때문에 회사 조직에서 여성이 능력을 발휘해 승진할 기회를 원천봉쇄당하는 ‘고질병’ 탓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배은경 주임교수는 “애초부터 여성의 역할을 핵심 인력이 아닌 업무 지원자로만 제한하려는 기업이 아직도 많다”며 “직무 격리라는 유리벽에 부딪혀 여성은 유리천장에 부딪힐 만큼 승진하지도 못한다”고 우려했다.

배 교수는 “한국 사회는 유리천장보다 유리벽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직장여성의 발목을 붙잡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출산과 육아 문제다.

최근 출산·육아 지원이 늘어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 부담을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는 기업의 관점은 대기업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이주희 교수는 “육아 휴직자가 발생해도 회사가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나머지 팀원의 업무량이 늘어나고 해당 직원은 출산과 양육이 잘못이 아님에도 불이익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 “직장여성 부담,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눠야”

직장여성이 회사에 좀 더 오래 근무하고 능력을 펼쳐 고위직에도 오를 수 있도록 하려면 우선 출산·육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진단이다.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주희 교수는 “정부는 수준높은 보육시설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 기업은 직장여성이 육아와 가정에도 신경 쓸 수 있도록 장시간 근로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집 대다수가 맞벌이 부부보다 홑벌이 가정의 자녀를 선호하는데 아이를 돌봐줘야 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육아휴직이 당연시되는 사내 조직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교수는 “기업은 인건비 절감 원칙에만 집중하지 말고 육아휴직자의 공백을 채울 인력을 충원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 근로자에 대해서도 육아휴직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은경 교수는 “여성이 ‘승진 사다리’에 올라갈 조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직장여성은 일과 가족을 저울질하다가 결국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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