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LH 사장 사의… 공공기관장 줄퇴장 예고

이지송 LH 사장 사의… 공공기관장 줄퇴장 예고

입력 2013-03-29 00:00
업데이트 201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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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면 공기업평가 받아야 후배 장관 모시느니 용퇴도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이는 다른 공공기관장의 사퇴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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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송 LH 사장
이지송 LH 사장
LH는 이 사장이 지난 27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사의를 표명하고 28일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으로는 지난주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이 사장은 업무 공백을 우려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사퇴 시기를 저울질하다 김 사장이 지난주 사의를 표명하자 ‘LH의 큰 문제들은 해결한 만큼 공기업의 수장으로서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소신에 따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이후 3년 6개월간 LH를 이끌어 온 이 사장은 통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LH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재조정 등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재임 기간에 부채 증가 속도가 많이 감소하고 지난해에는 통합 이후 최대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사장은 퇴임 이후 모교인 한양대 석좌교수로 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정창영 한국철도공사 사장,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상당수가 거취 표명을 유보한 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장의 줄사퇴도 예견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 등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사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부 산하 기관장 가운데는 윤상직(행시 25회) 장관보다 공직 선배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잔여 임기 여부에 관계없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후배가 장관인데 자리에 연연할 수 있겠는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면서 “윤 장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리는 공기업 사장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공기업 사장들은 최대한 몸을 움츠리고 버티는 중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지금은 사장의 동정뿐 아니라 어떤 기사도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임기는 남았지만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사퇴 대상으로 판단한 기관장들이 자리 지키기를 고집하면 기획재정부가 실시하는 공기업 평가 결과를 토대로 즉시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3-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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