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사장, 3주 전까지도 기업어음 판매 독려

동양증권 사장, 3주 전까지도 기업어음 판매 독려

입력 2013-10-02 00:00
업데이트 2013-10-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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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ㆍ노조,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철회 요구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이 동양그룹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9월 들어서도 직원들에게 계열사 기업어음(CP) 판매를 독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신규 선임된 정 대표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2일 복수의 동양증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달 11일께 서울 강남허브센터에서 직원들을 모아놓고 계열사 CP 판매를 독려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동양그룹 계열사의 부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악화하면서 계열사 CP를 판매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직원이 늘어나자, 노동조합 측과 만나 “동양의 부도는 생각도 않고 있다”며 “원활한 판매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동양증권의 한 직원은 “동양시멘트 지분 등을 담보로 한 동양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무조건 팔아야 한다고 했다”면서 “정 대표가 오면서부터 밀어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은 ‘티와이석세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올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천569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고, 이중 1천억원 가량은 9월 들어 발행됐다.

해당 상품은 지난 1일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휴지조각이 될 처지다.

정 대표의 말만 믿고 지난달에도 CP를 팔았다가 졸지에 사기꾼으로 몰린 동양증권 직원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동양증권의 전국 지점장들 사이에서는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철회를 요구하는 연판장이 돌고 있다.

노동조합도 법원에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청원서를 낼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도덕적으로도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고객을 살려야 직원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진석 대표는 전화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그룹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고 그때 그런 것들을 팔라고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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