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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금감원 임금피크제 파열음… 사령탑 3행시까지 등장

[경제 블로그] 금감원 임금피크제 파열음… 사령탑 3행시까지 등장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1-03 21:10
업데이트 2016-01-0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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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일방 통보”라는 내부 파열음이 심상찮습니다. 집행부가 바뀐 새 노동조합은 ‘진웅섭 금감원장이 금융위원회 요구를 다 들어준 덕분에 관용차를 계속 타고 다닐 것’이라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8월 진 원장과 임금피크제 지급률을 3년간(만 57~60세) 217%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가 예금보험공사(3년간 185%) 수준으로 맞추라고 압박하고 나섰고, 노조는 수정이 불가하다며 맞섰습니다. 그런데 전임 노조위원장이 임기 마지막 전날 ‘190%’(부서장급 4년, 팀장급 3년) 합의안에 전격 동의했습니다.

노조는 사내 게시판에 “진 원장이 전(前) 직장에서도 ‘해결사’(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 통합 갈등) 역할을 톡톡히 하더니 이번에도 직원들을 후려치는 솜씨가 녹슬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단칼에 정리될 것 같다”는 신랄한 글을 올렸습니다. 게시판은 ‘다운’되고 성명서는 이내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불만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고 하네요.

급기야 ‘진웅섭 3행시’까지 등장했습니다. ‘진짜 /웅섭이형 /섭섭하네’라는…. 웃고 넘기기에는 조직 내 갈등이 심각해 보입니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이 발벗고 나서 임금피크제 합의안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마찰음은 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임금피크제 모델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감독 당국이 출발부터 삐걱대는 것은 보기 좋지 않습니다. 이래서야 앞으로 금융사를 다독이고 설득해 나갈 일이 쉽겠습니까. 1년여 전 진 원장이 취임했을 때 세간의 중평은 이랬습니다. ‘충돌을 싫어하고 조율에 강하다.’ ‘동료와 선후배를 세심히 챙겨 주위에 적이 적다.’ 지금이야말로 진 원장이 그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01-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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